[스페셜1]
[전주에서 만난 영화인들④] <죽기에는 어려> 도밍가 소토마요르 카스티요 감독 - 영화를 통해 흘러간 시간을 포착한다
2019-05-15
글 : 이나경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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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한 시기에서 다른 시기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변화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 1990년대 청소년기를 겪고 있던 개인의 성장담을 통해 당대 칠레라는 국가의 성장통까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도밍가 소토마요르 카스티요 감독. 실제 영화의 배경이 된 공동체에 직접 살았던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확장해 만들어 한층 리얼한 감흥을 전달하는 영화다.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2012), <보트>(2015)에 이어 제71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신작 <죽기에는 어려>까지. 세편의 영화를 전주의 관객에게 소개하게 된 도밍가 소토마요르 카스티요 감독을 만났다.

-장편 데뷔작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에 이어 <죽기에는 어려>도 10대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많은 사건이 가족 내 관계에서 발생하며, 일련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언제나 주변을 살피는 편인데, 나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대상이 아이들이다. 특히 아직 편견을 갖지 않은 청소년들의 시선과 그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거대한 사건보다 사소한 일상, 가족과 이웃간의 관계에서 갖게 되는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에 관심이 많다.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이 전문 배우가 아니라고 들었다. 어떻게 배우들을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아이들과 영화를 찍고 싶었기 때문에, 관습적인 캐스팅 과정을 따르지 않았다. 나의 어머니가 배우라서 캐스팅 디렉터 역할을 해주셨다. 10명 내외의 그룹에서 주인공을 정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조연이 되는 방식으로 역할놀이하는 것을 지켜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아이들의 부모 모두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였다. “이런 식의 역할놀이를 계속하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하고 싶다고 답한 아이들과 영화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시나리오 없이 상황을 던져주고 촬영한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있었는데, 즉흥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촘촘하게 짜인 대본을 통해 자연스러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1990년대 칠레 안데스산맥의 공동체가 영화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다.

=나의 유년 시절의 향수가 밴 곳이자 가장 개인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장소가 바로 그 공동체다. 1989년부터 20년간 이 영화에 영향을 준 마을 공동체에서 살기 시작했고, 공동체의 모든 상황을 다 겪었다. 그해가 칠레의 군부독재 마지막 시기였다. 당대 칠레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설명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대신 책이나 신문에서 기록하지 않았던 일상적이고 감정적인 것들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 아주 구체적인 공간의 여름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공간을 특정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특정 시공간보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관계,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얘기하고 싶었다.

-각본을 쓰고 연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칠레의 감독들은 대부분 연출과 제작을 겸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지금도 친구의 영화를 제작해주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제작에 최소한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웃음) 최대한 연출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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