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전주에서 만난 영화인들⑬] <아직 안 끝났어> 유준상 감독 - 예정한 이야기와 우발적 사건이 만날 때
2019-05-15
글 : 임수연
사진 : 백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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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댓글이 많아도 안 좋은 말 몇개가 더 가슴에 남는 법. 유준상은 그 댓글로부터 두 번째 연출작 <아직 안 끝났어>의 영감을 얻었다. 상처를 받은 그가 음악 파트너 이준화(유준상과 J n joy 20로 활동 중이다. -편집자)와 미국 여행을 떠난 후, 그 여정에서 파생된 생각을 음악과 함께 기록했다. 그는 일전에 유럽 음악 여행을 담은 그림일기 <별 다섯 개>를 독립출판물로 낸 적이 있고, 첫 연출작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2016)은 “번지점프를 하는 이준화의 얼굴을 보고 ‘왠지 연기를 잘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만든 작품”이다. 연기부터 음악 그리고 연출까지, 고유한 창작 방식을 꾸준히 진화시켜 온 유준상의 열정은 매해 더 단단해지고 있다.

-수십년간 매일 일기를 써온 것으로 유명하다. <아직 안 끝났어>는 그 일기를 영화로 만든 것 같다.

=원래 음악도 여행 중 영감을 얻어 그때그때 만드는 식으로 작업해왔는데, 영화도 비슷하게 만들었다. 하루의 여정을 찍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 생각을 기록해 내레이션으로 만들고, 여행지에서 얻은 영감으로 (이)준화와 함께 음악을 만들어 해당 장면에 삽입했다. 여행 중 맞닥뜨린 사건들, 가령 캐리어 안에 참기름을 쏟거나 비행기를 놓친 것은 전부 진짜 있었던 일인데, 자연스럽게 우리 이야기와 접목해 보여준 거다. 미리 짜인 시나리오 없이 만들었지만,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으로부터 즉흥적으로 대사를 짜고 합을 맞춰본 후 찍은 신도 있다. 조명도 미리 세팅했다. 이런 형식의 작품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어느 쪽도 괜찮다고 해서 다큐멘터리로 올리게 됐다.

-안 좋은 댓글에서 시작해 댓글에 대처하는 태도 이야기로 끝나는, 일종의 결론이 있는 작품이다. 구조적으로는 맞아떨어지지만 처음부터 예상한 내용은 아니었을 텐데.

=전혀 예상 못했다. 마침 <모나리자> 그림 전시가 있어서 그곳에서 든 생각이, 매니저가 과속운전으로 경찰에 잡힌 상황에서 얻은 깨우침이, 마침 미국의 독립기념일이라 대대적인 불꽃놀이가 있어서 든 감상이 있었다. 영화 제목도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정했다. 만약 우리가 경찰에 잡히지 않았다면, 그때가 미국 독립기념일이 아니었다면 다른 결론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피츠버그 발레학교 선생님의 경우도 존경하는 교수님의 딸에게 연락을 했다가 뵙게 된 거다.

-영화에 참여한 스탭들의 면면을 보면, 원래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많다.

=쥬네스 엔터테인먼트(유준상이 직접 만든 음반 제작사.-편집자)의 권혜란 홍보실장이 그림에 참여했고, 나무액터스 매니지먼트 담당 송재호 과장이 스틸 사진을 촬영했다. 송재호 과장은 다음 작품에서 동시녹음도 했는데 아주 깔끔하게 잘했다. (웃음) 촬영 및 편집을 맡은 박성훈 촬영감독은 내가 출연했던 <터치>(감독 민병훈, 2012)의 조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후 뮤직비디오 작업을 함께한 사이다.

-이미 차기작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이다.

=일본 후지산에서 찍은 <스프링 송>은 시나리오를 어느 정도 써놓고 들어간 극영화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식으로 찍었다. 배우 김소진, 정순원 등이 출연한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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