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화하는 논픽션. 각본은 스필버그와 함께 <링컨>(2012), <뮌헨>(2005>에서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영화로 옮긴 토니 쿠시너가 맡았다. <모르타라 납치사건>의 저자 데이비드 I. 커처는 미국의 역사학자로 이탈리아 정치, 사회, 역사 분야를 연구해왔으며, 이 작품은 <에드가르도 마인>이라는 연극으로 각색되어 2002년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1858년 6월 볼로냐. 가족이 보는 앞에서 납치된 유대인 아이가 있다. 6살 난 에드가르도는 교황청 헌병대에 의해 연행되는데, 아이가 세례를 받고 기독교도가 되었기 때문에 교회법에 따라 유대인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교황에 의해 납치된 아이와 그 아이를 구하려는 가족과 유대인 공동체, 더불어 근대적 평등권을 이유로 언론을 통해 교황을 압박하려는 움직임 등이 이어진다.
19세기 유럽의 자유주의와 교황청의 맞대결 양상을 잘 보여준 이 사건은 유대인 공동체 억압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하는데, 사건의 핵심이 되는 에드가르도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그의 선택이 충분히 자유로웠을지 등의 여부 역시 궁금증을 낳는다. 읽다 보면 스필버그가 관심을 가질 법한 꽉 짜여진 정공법 논픽션이 주는 밀도 높은 훌륭함에 감탄하게 되는데, 1860년대 스타일의 선정적인 언론보도 스타일이며 대중을 현혹시키는 자극적인 연극에 대한 이야기 등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한 하녀가 위독한 아이에게 준 세계라는 나비의 날갯짓이 어떻게 이탈리아 통일이라는 폭풍우와 같은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재구성하는 과정에 생동감을 더한다. 종교가 태양이던 시대가 저물고 그 자리를 국가와 자본이 대체한다. 그리고 전쟁이 오리라. 어쩔 수 없이 이후 벌어질 모든 일의 전조로, <모르타라 납치사건>을 읽게 된다.
종교
개종자에게 강제된 설교를 몇 세기 동안이나 참고 들어왔고 개종한 광신도들이 탈무드를 분서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유대인 아이들에게 세례를 준다는 괴담을 듣고 자란 유대인들은 에드가르도/베냐민이 여차하면 어떤 악마로 돌변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4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