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미누>는 지난해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지혜원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자 밴드 보컬로 활동하던 미누드 목탄(이하 ‘미누’)이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고국인 네팔로 강제추방당한 이후의 생활을 기록했다. 지혜원 감독과의 첫 만남에서 미누는 자신을 “한국인도 네팔인도 아닌 희한한 사람이 되어서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게 도대체 어떤 삶일까, 그렇게 산다는 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걸까. 그 질문이 감독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프로듀서인 송우용 바른 미디어 대표가 미국 트럼프 정권의 반이민자정책에 관심을 갖고 추방자의 삶을 다뤄보자고 제안했고, 지혜원 감독은 이를 한국의 사례로 옮겨와 적합한 대상을 찾고 있을 무렵이었다. 한국에서 노동자이자 인권활동가로 다문화사회를 위해 18년을 애썼지만 인정받지 못했고, 고국에서는 추방된 사람이라는 꼬리표에 괴로워했던 사람. 그런 미누를 위해 네팔에 머문 촬영 기간 동안 “한국 입국이 허락되었다가 다시 금지되고, 한국의 밴드 멤버들이 네팔로 건너와 함께 공연을 여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지혜원 감독을 찾아왔다.
그런데 영화를 완성한 이후 예기치 못한 비보가 날아들었다. 주인공 미누가 돌연사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경기 인디시네마 상반기 배급지원작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이날이 마침 그의 1주기라고 했다. 감독은 최근 미누에게 헌정하는 마음을 담아 재편집을 마쳤다. “미누가 살았던 시대와 함께 싸웠던 사람들, 그의 존재가 우리에게 남겨주는 의미”를 더 적극적으로 살피려는 시도였다. 이번 배급 지원을 통해 “내 작품이 개봉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은 듯한 느낌에 작은 위안을 얻었다”는 지혜원 감독. 인도에서 일반인 합창단을 꾸린 김재창 성악가를 다룬 그의 전작 <바나나쏭의 기적>(2018)과 마찬가지로, <안녕, 미누> 또한 “메가폰을 들고 거대 담론을 외치기보다는, 개인의 삶에 깃든 디테일을 통해 큰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고 싶은” 염원이 따뜻하고 소박하게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