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퍼슨>은 <뉴요커>가 온라인으로 발표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되었다. 작가 크리스틴 루페니언이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 조회수가 450만건을 넘었다고 한다. 그중에는 몇번이나 클릭해서 소설을 읽은 내가 보탠 조회수도 들어 있으리라. 비채에서 출간한 <캣퍼슨>은 <한밤에 달리는 사람> <성냥갑 증후군>을 비롯해 12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캣퍼슨>은 데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마고가 로버트를 만난 것은 가을학기가 끝나가던 어느 수요일 밤이었다.” 예술영화 전용극장의 매점에서 일하는 마고는 극장에 온 손님인 로버트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말에 응하고 문자를 주고받다가 밖에서 만나게 된다. 늦은 시각 헤어지면서 로버트는 입술에 키스하는 대신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고, 마고는 자신이 그에게 끌리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캣퍼슨>은 ‘망한 데이트 후일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망한 이유 중 하나가 문제적 남자만큼이나 주인공인 마고의 ‘방심’에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다. 로버트에게는 뮤와 얀이라는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 로버트는 끈적이지 않는 타입이었고, 마고의 제안에 “당신이 원한다면”이라고 말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마고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재검토하며 혹시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일을 했는지 앞서 근심한다. 그리고 그의 키스가 끔찍한 수준임을 확인하고 나서는 “왠지 그 키스 덕분에 그에 대한 다정한 마음이 되살아났다. 그가 나이는 더 많지만, 그가 알지 못하는 뭔가를 그녀 자신이 알고 있는 듯했다”. 책에 실린 다른 단편들도 <캣퍼슨>과 맥이 닿는다. 이성애 연애의 구질구질한 측면을 블랙 유머로 풀어가는 이야기들. 우화인 <거울, 양동이, 오래된 넓적다리뼈>, 강렬한 성적 판타지가 없이는 섹스할 수 없는 남자 테드의 이야기 <좋은 남자>(이 제목이 문자 그대로가 아님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등이 눈길을 끈다.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
좋은남자는 없다
심판위원회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좋아요, 그는 최고의 남자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성자도 아니고요. 하지만 장난 삼아 여자를 가지고 노는 마르코 같은 남자는 아닙니다. 그만하면 괜찮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는 또 다른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피고인이…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좋은 남자>, 2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