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빛의 아버지: 파이널 판타지 XIV' 정체를 속이고 아버지의 게임 친구가 된 아들
2021-01-12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어린 시절 아키오(사카구치 겐타로)의 소원은 회사 일로 바쁜 아버지(요시다 고타로)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었지만, 어느덧 어른이 된 아키오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서먹서먹한 사이다.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작스레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자, 아키오는 아버지에게 게임 <파이널 판타지 14>을 선물한다. 그리고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를 돕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속인 채 아버지와 게임 속 친구가 된다. 아버지를 ‘빛의 전사’로 만들기 위한 아키오의 ‘빛의 아버지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함께 게임을 하며 유대감을 쌓아가던 아키오와 아버지는 현실에선 차마 말하지 못하는 고민과 진심을 게임 속에서 나누게 된다.

<빛의 아버지: 파이널 판타지 XIV>은 아버지와 아들이 게임을 통해 소통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다.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 <파이널 판타지 14>의 유저 ‘마이디’(닉네임)가 블로그에 연재한 글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앞서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부자가 소원하고 어색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통해 훈훈한 가족애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선 평범한 가족영화 중 하나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 영화의 색다른 매력은 실제 게임 화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게임 세계를 현실 세계만큼이나 비중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사카구치 겐타로, 요시다 고타로 등 배우들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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