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배우 빈 디젤, 존 시나, 미셸 로드리게스
2021-05-20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분노의 질주> 개봉, 가족이 모이는 명절 같다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처스

-앞으로 두편 더 만들면 <분노의 질주> 사가는 막을 내린다. 프랜차이즈와 유니버스는 지속되겠지만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끝이 예고된 사실에 대한 소회가 궁금하다.

빈 디젤 우선, 실망한 팬들에게 그 점에 있어서는 혼자가 아니란 걸 이야기하고 싶다. 딸에게 다음 영화가 마지막이며 2편으로 나눠질 거라고 말했을 때 울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했는데 들으려 하지 않더라. <분노의 질주>가 오랜 시간이 지나 맞이하는 피날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어떤 기분을 느꼈는가 하면, (잠시 쉬고) 전세계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무언가의 한 부분이 된다는 건 엄청나게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함께 모여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기에 힘들었다. 사랑하는 사람, 가족, 친구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며 긴장을 느끼기에 더없이 적절한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영화관을 경험하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의 일부가 됐다는 사실에 나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리고 이 영화를 우리 가족과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했다는 것, 그건 정말 꿈의 실현이다.

-앞으로 만들어지는 여성 캐릭터가 리더가 되는 스핀오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레티가 처음 영화에 등장했던 모습, 콘로 헤어스타일에 코르셋 차림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파워풀한 액션을 해냈고, 이후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하나같이 다 멋있었다.

미셸 로드리게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감사는 빈 디젤, 저스틴 린 감독, 그리고 유니버설에 하고 싶다. 우선 스튜디오가 강한 여성상을 영화에서 제시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지 못했다면 시리즈 속 캐릭터도 앞으로 만들어지는 스핀오프도 어려웠을 거다. 빈은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여성 캐릭터에 대한 나의 의견, 여성 작가들의 의견을 언제나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 처음 만난 날부터 그랬다. 저스틴은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주었다. 갤 가돗 캐릭터를 만든 사람도 저스틴이다. 이번 영화에서 안나 사웨이를 보면 진짜 깜짝 놀라서 안나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거다. 미아(조대나 브루스터) 캐릭터도 처음으로 직접 액션에 참여해 영화에 대한 사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어제 영화를 봤는데 보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처스

-이른바 센 여성들이 많이 나오는데 스턴트 작업은 어땠나.

미셸 로드리게스 내가 출연하는 장면들에서는 여성 스턴트 더블(대역 배우)의 역할이 컸다. 나뿐만 아니라 여러 장면에서 여성 스턴트 더블들이 큰 활약을 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미아와 램지(내털리 이매뉴얼)가 이전까지 한발 물러나 있던 상황에서 벗어나 직접 액션에 참여하는 점이 반갑고 좋았다. 영화에서 강인한 여성이 멋진 액션을 보여줄 때 나는 쾌감을 느낀다. 액션과 관련해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도쿄에서 영화 속 가족인 여성 캐릭터들이 악당과 싸우는 집단 액션 장면으로, 합을 맞출 때부터 촬영을 마칠 때까지 계속 즐거웠다. 미아와 레티가 함께 싸운다!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조대나와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슈퍼볼 트레일러에서 ‘새 가족’으로 제이콥(존 시나)이 소개됐을 때 모두가 놀랐다. 캐릭터와 피를 나눈 가족으로 <분노의 질주> 가족이 되는 건 어떻게 준비했나.

존 시나 20년 동안 유산을 만들어온 사람들로부터 초대를 받았다는 사실, 그 점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분노의 질주>팀은 20년 동안 캐릭터를 연기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캐릭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헌신해왔다. 전세계 팬들은 프랜차이즈를 즐겼고 그에 대한 기대 또한 큰데 이들은 이에 부응해왔다. 그렇기에 내가 이 영화의 일부가 된다는 건 나를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사실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이 프랜차이즈의 엄청난 팬이었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나를 영화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내게 온 기회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영화의 목적을 분명히 인식했다. 이번 영화를 맹수처럼 만드는 게 내가 설정한 목표였고, 그 목표는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처스

-빈 디젤에 맞서는 역할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존 시나 물론 쉽지 않았다. 영화 속 가족은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가족이 아니라 스스로 그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 쟁취한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미닉과 피를 나눈 제이콥이 F9 도미닉 패밀리와 맞선다는 상황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관객을 설득하기 위해 도미닉과 대등하게, 혹은 그보다 우월하게 보여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성이 같지 않아도 자신이 사랑하고 선택한 사람들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선택에 책임이 따른다는 점이 중요한 이야기다.

-첫 영화로부터 거의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빈 디젤 아주아주아주 좋은 질문이다. 우선, 20년 전에는 해외 기자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할 때 비디오 정킷을 진행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웃음 뒤 목소리를 가다듬고) 첫 영화가 개봉했을 때, 누구도 이 캐릭터들에 대해 가늠하지 못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어떤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지 알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사람들은 이 세계를 알고 있다. 사람들은 캐릭터와 함께 성장했다. 저스틴이 항상 말하듯이, 새 영화를 준비할 때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영화를 더 깊게 느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리가 연기한 캐릭터들은 영화 팬들과 개별적이고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내가 질문에 대한 답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말하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친숙도가 가장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누군가가 <분노의 질주>가 개봉하는 건, 가족이 모이는 명절 같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좋은 답이 될 것 같다.

사진제공 유니버설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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