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우수상 당선자 이보라, 독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2021-07-15
글 : 조현나
사진 : 오계옥
씨네21 영화평론상 우수상 당선자 이보라 인터뷰

1년도 채 안된 사이에 두번이나 등단했다. 올해 <씨네21> 영화평론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보라 당선자는 지난해 11월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비평공모에서 ‘에드워드 양 감독론’으로 이미 당선된 바 있는 신인 평론가다. 그는 “스스로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여겨 자신을 다시 시험대에 올려놨다며 수상 자체보다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계속해서 영화에 관해 논하고 독자와 만나려 시도하는, 도전적이고 성실한 필자와의 만남이 반갑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당선이다.

=민망하다. (웃음)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냈기 때문에 당선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무척 당황했다. <씨네21> 영화평론상에 응모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매년 준비하던 거니 올해도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거였다.

-이미 등단했는데도 다시 도전한 건 지면에 대한 갈증 때문인가.

=그 이유가 가장 컸다. 너무 순진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11월에 부산에서 당선된 후로 생각보다 내 삶에 큰 변화가 없었다. <영화 부산>이라는 계간지나 영화의전당 홈페이지 웹사이트에 글을 쓰긴 했지만 청탁이 많이 들어오진 않았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에서 등단한 다른 평론가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비평의 편지’ 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스스로 더 찾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도전했다.

-영화평론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내겐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중학생 때 하교하면 집에 와서 계속 영화를 보곤 했다. 자연스레 본 영화에 관해 내 언어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소속으로 활동하고, 영화계 내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싶어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등 영화제 프로그램팀에서 여러 차례 일했다. 올해 4월까진 <씨네21> 콘텐츠팀에 있었고 그외의 시간엔 계속 글을 썼다.

-오랜 시간 비평에 관심을 기울이고 글을 써온 셈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오래됐지만, 제대로 된 장평을 쓴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전과 달리 길게 글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필리프 가렐 감독,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본 후부터다. 지난해에 부산 비평공모를 준비하면서 기간 내에 나만의 글을 완성하는 훈련이 된 것 같다.

-이론비평으로 <블랙클랜스맨>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를 선택했다.

=같이 팟캐스트 ‘영화 카페, 카페 크리틱’을 진행하는 동료들과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시사회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넷플릭스에서 <블랙클랜스맨>을 만났다. 하나는 백인이 KKK단에 들어가고 다른 하나는 흑인이 흑표당에 들어가는, 오묘하게 겹쳐지면서도 대비되는 서사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됐다.

-지면 외에도 팟캐스트, 서간문 프로젝트 등 다양한 루트를 활용하고 있다. 계속해서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글을 쓰고자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비평을 쓰는 건 거창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내겐 가장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매일 운동하는 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당장 결과가 보이는 건 아니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장기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글로 <씨네21> 독자들과 만나고 싶나.

=뻔하지 않은 글, 그리고 독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마감했으니 끝, 이게 아니라 독자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감도 반박도 좋다.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글을 써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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