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제26회 <씨네21> 영화평론상 - 최우수상 김성찬, 우수상 이보라
2021-07-15
글 : 장영엽 (편집장)
영화를 향한 질문은 계속된다

제26회 <씨네21> 영화평론상 결과를 발표한다. 심사를 맡은 <씨네21> 장영엽 편집장, 김혜리 편집위원, 안시환·이지현 평론가는 최우수상 수상자로 김성찬씨를, 우수상 수상자로 이보라씨를 선정했다. 올해는 총 68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으며, 급변하는 영화의 풍경을 반영하듯 특정 작품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영화 매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글이 적지 않았다. 올해의 공모는 막을 내렸지만 영화는 무엇이며,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성찬씨는 심사위원 전원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그의 이론비평 ‘영화에서 고고학적 발굴과 복원의 흔적이 의미하는 것’은 <마틴 에덴>과 <트랜짓>, <맹크>와 <테넷>이라는, 지난 1년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들을 대담하게 관통하고 있다. 균형 잡힌 분석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영화의 시간성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며 이를 자신만의 분석틀로 흡인력 있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을 수상한 이보라씨의 이론비평 ‘<블랙클랜스맨>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를 중심으로 한 위장과 전복의 블랙무비’는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일반적인 블랙무비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두 영화의 특성을 정돈된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글의 완성도에 있어 이론비평, 작품비평간의 편차가 유독 심한 한해였고 이 점이 심사위원들을 고심하게 했다. 크리스티안 페촐트론을 쓴 유지호씨의 경우 글의 발상이 돋보이며 제기한 질문에 대해 끝까지 생각을 밀어붙이는 집요함이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얻었으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에게 명료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함께 거론되었다. 픽션과 논픽션의 역할을 탐구하는 이민재씨의 작품비평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는 <씨네21> 비평 지면에 그대로 소개해도 무방할 듯하다는 심사평을 들었으나 ‘OTT 시대 극장과 영화의 존재론’에 대해 논한 이론비평이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매개 없는 공존의 장소: <강변호텔>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을 중심으로 본 홍상수 영화세계의 한 단면’을 작품비평으로 제출한 서도씨는 홍상수의 최근작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경향을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짚어낸 점이 좋았으나 이론비평에 비해 <소년 아메드>를 다룬 작품비평의 완성도가 아쉬웠다. 개별 후보작으로 심사했다면 충분히 수상작이 될 수 있었을 평론을 보내준 세 필자의 글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모든 심사위원들이 전했다.

김성찬, 이보라씨의 수상작 전문은 <씨네21>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오랫동안 <씨네21> 영화평론상의 문을 두드려온 두 필자에게 축하와 응원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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