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20>은 아들이 앓고 있는 조현병을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엄마의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낸 심리극이다. 영화 제목인 ‘F20’은 조현병의 질병 코드를 의미한다. 영화는 조현병과 그것을 앓고 있는 환자를 왜곡 없이 재현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병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담아내려고 한다. 시선은 크게 외부자인 아파트 주민들의 시선과 환자 가족 내부의 시선으로 나뉜다. 애란은 아들의 병을 숨기기에 바쁘고 또한 아들까지 의심한다. 반대로 애란처럼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경화는 모든 사실을 밝히고 자유롭다.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는 애란과 경화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충돌하게 된다. 이때 스릴 러로 장르가 급전환하는데, 반전의 짜릿함보다 당혹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