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영화 <미키 17>이 드디어 공개됐다. 멀지 않은 미래를 상상한 SF와 봉준호 세계관 최초의 로맨스, 특유의 블랙코미디까지 그의 친숙한 장기와 새로운 시도가 조화롭게 뒤섞이며 별세계를 펼쳐낸다. 마카롱 가게를 쫄딱 말아먹은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자신을 끝까지 추격할 거라는 빚쟁이를 피해 외계 행성 니플하임으로 도망치듯 이주한다. 하지만 외계라고 아무나 갈 수는 없다. 높은 경쟁률을 뚫기 위해 그는 ‘익스펜더블’ 직무에 호기롭게 신청한다. 익스펜더블은 말 그대로 소모품. 새 행성을 개척한 인류를 위해 위험한 일을 대신 수행하는 것이 주요 미션이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으면 휴먼 프린팅 기계로 출력되어 다시 태어나면 된다. 그러니 미키 17은 그동안 16번의 죽음을 맞닥뜨렸다는 뜻이다. 하나씩 순차적으로 태어났다 죽길 반복하는 게 익스펜더블의 숙명이건만, 예기치 못한 미키 18의 등장이 아직 죽지 않은 미키 17을 곤란하게 한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기괴하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들여다보기 위해 <미키 17>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모았다. 먼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로 떠난 김소미 기자는 지난 2월15일 일찍이 봉준호 감독을 만나, 지면으로 펼쳐지는 국내 단독 일대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의 내피로 깊숙이 들어가 각색 과정부터 장면 곳곳에 놓인 은밀한 메타포, 재미있는 비하인드를 심층적으로 들어보았다. 이 인터뷰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영화가 폭발시키는 장관을 경쾌하게 누릴 수 있길 바란다. 차후에 봉준호 감독과 <미키 17>의 코멘터리도 추가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어 김소희 영화평론가가 날렵한 눈으로 정리한 봉준호 감독론과 재미와 정보를 뒤섞은 원작 소설 <미키 7>과 <미키 17>의 차이도 함께 누려보길 바란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미키17> 특집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