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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등뼈 (2001)
106분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
“<디 아더스>와 비슷하게 야심적이고 지적인 영화지만, <디 아더스>보다 강력하고 설득력 있다.”(미국 평론가 로저 에버트) <크로노스> <미믹> <블레이드2>의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스페인을 무대로 찍은 유령영화 <악마의 등뼈>는 지난해 미국에서 <디 아더스> 못지않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때는 프랑코의 쿠데타로 촉발된 3년에 걸친 스페인 내전이 끝난 1939년, 부모가 좌파였던 10살 소년 카를로스는 산타루치아의 어느 고아원으로 간다. 운동장 한복판에 불발된 폭탄이 남아 있는 황폐한 고아원, 이곳에서 카를로스는 유령의 속삭임을 듣는다.
카를로스는 자신의 침대가 참혹하게 죽은 소년 산티의 자리였다는 걸 알게 되고 복잡하게 얽힌 고아원의 비밀이 하나둘 드러난다. <악마의 등뼈>에서 유령은 단순히 관객을 겁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첫 장면에 흘러나오는 독백은 “유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끝없이 반복되도록 운명지어진 끔찍한 순간… 번번이 되살아 나타나는 죽은 어떤 것, 오랫동안 연기된 어떤 감정….” <악마의 등뼈>에서 유령은 스페인 내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스페인 역사를 연상시키는 강력한 상징이지만 역사적 배경을 모르고 봐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유연하고 우아한 호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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