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현장을 지키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감독들이 OTT 플랫폼과 만났다. 한국 남성들의 생태계를 누구보다 거칠고 섬세하게 묘사해온 곽경택 감독, 독립과 상업 영화를 오가며 고집스럽게 한국 호러영화의 명맥을 이어온 김곡, 김선 감독의 신작을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에서 만날 수 있다. 곽경택 감독의 <스쿨카스트>는 작가 지망생 제아가 카스트제도와 비슷한 계급이 존재하는 자신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관찰하던 중 뜻밖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경이로운 소문>의 조병규가 작가 지망생 제아를 연기한다. 조병규는 “현장에서 이렇게 연기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배우에게 편안한 현장을 조성해주셨다”며 “연기를 위해, 작품과 인물을 위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스쿨카스트>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곽경택 감독님이 ‘영화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던 건, 현장에서 배우의 상태를 항상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한편으로는 ‘이상적이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게 돼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김곡, 김선 감독의 <지뢰>는 어머니와 국경을 넘다 지뢰를 밟아버린 소년이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나타난 군인들을 따라나서면서 공포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아역배우 이주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소년을, 진서연이 어머니를 연기한다. 진서연이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인 계기는 김곡, 김선 감독의 전작 <보이스>였다. “배우 캐스팅의 탁월함을 느껴서인지 이번에 나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는 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빠른 템포의 현장을 매끄럽게 이끌었고 매우 에너제틱했다. 또 유쾌하고 열려 있는 사고로 모두를 동등하게 대해줬다”는 소감을 남겼다. 더불어 “배우, 스탭 할 것 없이 전우애를 확인하며 작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모두의 합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팀워크의 중요성을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