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It’s Alright' 주동민 감독: 이보다 영화적일 수 없다
2022-04-27
글 : 송경원
사진 : 오계옥

주동민 감독의 'It’s Alright'는 <전체관람가+: 숏버스터> 프로젝트의 취지와 성과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SBS의 주동민 프로듀서가 단편영화 감독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주동민 프로듀서는 <연개소문> <순결한 당신> <부탁해요 캡틴> <리턴> <황후의 품격> 등 SBS의 많은 드라마를 연출한 베테랑이다. 영화와 드라마, 극장과 TV, 스크린과 모니터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는 지금, 절정의 감각을 뽐내는 스타 PD가 단편영화를 연출하는 건 어색하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드라마는 대사와 각본이 우선이고, 영화는 연출과 감독의 작품이라는 고정관념의 벽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동민 감독의 는 우리의 기대를 깨기 충분한, 그야말로 무성영화적인 이미지와 영상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동민 감독은 코로나 시대에 있을 법한 다양한 사회 군상을 6개의 에피소드로 나누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김소연, 심은경, 엄기준, 봉태규, 윤주희, 윤종훈, 이지아까지 <펜트하우스>에 출연한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코로나 시대의 초상을 감각적으로 그려나간다.

영화가 영상으로 말하는 언어라고 한다면 'It’s Alright'는 이보다 영화적일 수 없다. 대사 없이 상황과 동작으로만 진행되는 전개는 무성영화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다채롭고 눈이 즐거운 뮤직비디오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마워, 과연 마스크야> <반격> <버티고> <도시괴담, 빨간마스크> <블러드 레인> <세이브 어스>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연결시키면 그걸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블랙코미디를 기반으로 하되 에피소드마다 스릴러, 공포, 판타지 등 장르적인 특징을 부각시킨다는 점도 다채로움을 더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기타노 다케시 등 스타일리시한 감독들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본인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 거장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주동민 감독은 학창 시절부터 영화를 사랑한 시네필이다. “<씨네21>과 인터뷰할 수 있어 영광이고 기쁘다. <키노> 시절부터 잡지도 다 모았다. 영상원을 다니다 방송국에 입사해 지금의 길을 걸었는데, 드라마 연출하면서 영상문법에 충실한,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스크린에서 주동민 감독의 작품을 만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관전 포인트

새롭고 재미있게, 영상으로 할 수 있는 것

“TV에서는 시도하기 힘든 장면들이 적지 않다. 몇몇 장면들은 영화니까 허용될 은유적인 이미지들이 있다. 장르를 비트는 것도 재미있다. 말 그대로 피의 비가 내리는 <블러드 레인>이나 호러적인 접근을 한 <도시괴담, 빨간마스크>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영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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