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자. 콘텐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진단은 영화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기존 영화감독들이 OTT 플랫폼에서 시리즈를 연출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와 드라마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하지만 반드시 기성 영화를 중심에 놓아야 할까? 영화가 드라마보다 우위에 있다는 오래되고 편협한 편견을 차치하더라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 <씨네21>의 시리즈 결산 결과는 그에 대한 근거다.
지난해부터 기자·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리즈’ 송년 베스트 설문에 총 29명의 영화 평론가와 기자 그리고 TV 비평가가 참여했다. 선정 대상은 2021년 12월20일부터 2022년 12월4일까지 방영된 시리즈물로, 단막극도 포함했다. 12월4일 기준 모든 회차가 공개된 시리즈, 다시 말해 해당 기간 내에 ‘마지막회’가 방송됐느냐를 기준으로 삼았다. 올해는 특히 기존 드라마 업계가 쌓아온 자산이 빛을 본 작품이 평자들의 지지를 받아서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로 극장 산업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흡수해왔던 영화 외 산업이 번뜩이는 싱상력과 문제의식을 보여준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올해 <씨네21>의 설문 결과는 진정한 의미에서 콘텐츠의 경계가 무너지는 징후를 보여줄 것이다.
기자, 평론가들이 선정한 2022년 시리즈 10선
※ 필자별 올해의 시리즈 베스트 5
*이어지는 기사에 씨네21 선정 2022 BEST 시리즈 기사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