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2023 전망③ 이정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회사로 거듭날 계획”
2022-12-29
글 : 조현나
사진 : 오계옥

2022년 1월 문을 연 <킹메이커>부터 비수기인 4~5월에 선보인 <서울괴담>과 <범죄도시2>, 여름 시장을 겨냥한 <헌트>까지. 극장가의 분위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영화들은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정세 본부장은 자사 영화들의 올해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하는 한편, 2022년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극장가 전망에 관한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라인업을 소개하며 “앞으로는 투자배급 외에도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는 포부 또한 잊지 않았다.

- 2022년 극장가를 전반적으로 돌아본다면.

= 한마디로 정리하면 ‘당혹’일 것 같다. 마스크를 벗기 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상황이 나아질 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에도 관객의 선택이 더욱 신중해져 사랑받는 영화의 편수가 줄어들었다.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현실을 체감한 것이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이겨내야겠다는 일념으로 고민이 많았던 해다.

- 그 와중에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영화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 숫자로만 따질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올해 영화들만 놓고 본다면 다행히 성적이 괜찮았다. <범죄도시2>를 필두로 <서울괴담>도 잘됐고 <킹메이커>도 생각보다 관객수가 덜 들었으나 평가는 좋았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헌트>의 결과가 조금 아쉽다. 욕심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던 상황에서 예상 성과보다 30% 가량 적은 결과가 나온 셈이라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홍정인 대표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에서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꾸고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앞으로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 건 콘텐츠와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를 아우르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겠다. 기존에 해오던 투자배급도 왕성하게 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투자배급을 담당하는 작품 외에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재밌는 스토리가 있다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에 활발히 참여하겠다는 것이 큰 목표다. 물론 투자배급을 강화하고 제작도 많이 한다고 해서 전체 작품 수를 무조건 늘린다는 뜻은 아니다. 제작 면에서 효율성을 강조하되 옴니버스영화인 <서울괴담>처럼 새로운 시도는 계속 해나갈 것이고, 보다 많은 IP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 2023년 영화계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 올해 극장계가 전반적으로 저조하긴 했지만 몇몇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신기루라고는 하나 비수기 때 개봉한 <범죄도시2>가 크게 흥행했고 따지고 보면 <헌트>도 성수기 말에 개봉해 성공한 작품이다. <공조2: 인터내셔날>도 아무리 혼자 개봉했다고는 해도 추석 때 700만명을 모은 사례는 드물다. 또 회사별로 아직 중요한 영화들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작품들이 점차 개봉하고 계속해서 좋은 영화를 만들어 선보인다면 내년 상황도 나아질 거라 믿는다.

-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세운 방안이 있다면.

= 한해에 일반적으로 7~8편 정도를 배급하는데 올해는 4편밖에 배급하지 못했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변수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8편 정도는 배급하려 계획 중이다. 무조건 관객이 들지 않는 것만 탓할 순 없다. 계속 좋은 신작을 공급하며 관객이 발길을 돌리도록 하는 것이 극장 배급사로서의 1차 대안이다.

- 올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라인업엔 어떤 영화들이 올라가 있나.

= 일단 개봉을 미뤄온 작품들이 대다수다. 하나씩 소개하자면 해외 촬영으로 고생한 <교섭>(감독 임순례·출연 황정민, 현빈, 강기영), <보고타>(감독 김성제·출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드림>(감독 이병헌·출연 박서준, 이지은)이 있고 팬데믹 와중에도 투자를 진행했던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출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크로스>(감독 이명훈·출연 황정민, 염정아, 전혜진), <탈주>(감독 이종필·출연 이제훈, 구교환), <화란>(감독 김창훈·출연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비비))이 있다. 전부 팬데믹 기간에 마스크를 쓰고 찍은 영화들이다. <도어락>과 결은 다르지만 <타겟>(감독 박희곤·출연 신혜선, 김성균, 강태오) 역시 현실 사회의 문제를 장르적으로 풀어낸 작품이고 <대외비>(감독 이원태·출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는 1980~90년대를 배경으로 비리에 대한 복수를 그려낸 영화다. <너와 나의 계절>(감독 정다원·출연 진선규)은 가수 유재하, 김현식의 동료애를 잘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고. 다 각자의 이유로 애정이 큰 영화들이라 올해 잘 준비해 차근차근 선보이려 한다.

- 신규 프로젝트의 투자 진행 상황은 어떤가.

= 영화의 경우 신작 두편 정도, 시리즈는 세편 정도의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영화 신작은 계속 검토하며 찾는 중이다.

- 팬데믹 동안 중소 영화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로 인해 중소 영화에 대한 투자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보나.

=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다. <미씽: 사라진 여자> <도어락>이 32억~33억원, <기억의 밤>이 40억원 규모의 작품인데 현재 이 정도 규모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당시의 제작비에 두배를 곱해야 한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제작비는 두배 가까이 상승했으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계속 나오더라도 투자를 주저하고 고민하는 상황인 건 맞다. 사실 미국영화만 보더라도 예산이나 장르 면에서 중소 규모의 영화들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단순히 양극화라기보단 다른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영향도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극장에서 소비하는 관객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중소 영화 제작 자체도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 펀드 만기 기간을 감안할 때 2023년 개봉이 데드라인인 작품들이 있다. 해당 작품들의 개봉이 겹치면서 서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없나.

= 생각보다 과열되진 않을 거라 본다. 한해에 개봉하는 상업영화가 평균 60편 내외다. 1년 52주에 60편 정도가 개봉한다면 매주 한편씩 개봉하고 어떤 주엔 두편 혹은 세편이 개봉한다는 건데, 사실 한주에 세편 이상 개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주에 세편, 네편이 개봉하는 상황이 벌어지려면 최소 60~100편 정도가 개봉해야 하는데, 절대편수가 내년에 갑자기 늘어나진 않으리라 예측한다. 나부터도 그렇게 무리하게 일정을 짜지 않는다. 개봉 시기가 도저히 잡히지 않는다면 차라리 편수를 줄여 최대한 영화를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편수가 비슷하다면 경쟁 상황에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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