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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프라블러미스타> <스타워즈: 스켈레톤 크루>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 시즌2>
2024-12-13
글 : 정재현
글 : 최현수 (객원기자)

<프라블러미스타>

넷플릭스 / 감독 훌리오 토레스 / 출연 훌리오 토레스, 틸다 스윈턴, 이사벨라 로셀리니, 리자, 그레타 리 / 공개 12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성역 없는 초현실주의 코미디

엘살바도르인 알레한드로(훌리오 토레스)는 뉴욕 생활을 시작한다. 그가 관심을 보이는 완구 회사 해즈브로가 미국 거주민에 한해 지원서를 받는 폐쇄적 입사 정책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알레한드로는 우선 사람을 산 채로 냉동시킨 후 원하는 때에 해동할 수 있는 극저온 보관시설 프리즈코프에 관리직으로 취직한다. 하지만 업무 실수를 이유로 프리즈코프에서 해고되고, 냉동인간 보비(리자)의 아내 엘리자베스(틸다 스윈턴)는 알레한드로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잊힌 예술가인 보비의 작품 13점을 모아 함께 전시를 큐레이팅하면 알레한드로의 취업 영주권 알선을 위한 스폰서가 되어주겠다고. 알레한드로는 새 일을 시작하지만 이민자로서의 미국 생활은 만만치 않고, 깐깐한 미술 비평가 엘리자베스의 조수 노릇은 더욱더 고역이다. <프라블러미스타>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작가로 경력을 시작한 훌리오 토레스가 각본,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장편영화다. 감독 겸 작가의 모체인 <SNL>처럼 <프라블러미스타> 역시 풍자를 근간으로 한 블랙코미디를 작품 전면에 내세운다. 마이크로어그레션을 일삼는 백인 고용주, 실리도 원칙도 모두 챙기지 못하는 이민 정책 등이 작품 속에 효과적으로 녹아든다. 하지만 <프라블러미스타>의 야심은 성역 없는 풍자에 국한하지 않는다. 알레한드로 내면의 갈등과 의문을 고갱이나 마그리트풍의 초현실주의 미장센으로 확장하거나 한 시퀀스 안에서 희극과 비극을 절묘하게 오가는 대사로 이야기의 완급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등 ‘영화적’인 시도를 놓치지 않으려는 감독의 의지가 생생하게 드러난다. <페어웰>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 이민자 내러티브의 영화를 북미에 배급한 A24의 신작이다. /정재현

<스타워즈: 스켈레톤 크루>

디즈니+ / 8부작 / 연출 존 와츠, 데이비드 라워리, 대니얼스, 제이크 슈레이어,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정이삭 / 출연 주드 로, 라비 캐벗코니어스, 라이언 키에라 암스트롱, 키리아나 크래터, 로버트 티모시 스미스 / 공개 12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구니스>와 <캡틴 EO>, 할리우드는 지금 복각 열풍

평온한 행성 앳 애틴에 사는 소년 윔(라비 캐벗코니어스)은 등굣길에 수상한 해치를 발견한다. 윔과 순수한 닉(로버트 티모시 스미스), 모범생 펀(라이언 키에라 암스트롱), 조용한 KB(키리아나 크래터), 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해치 앞에 모인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우주선 오닉스 선더. 잠시 내부만 살피려던 아이들은 실수로 전원을 켜는 바람에 우주선과 함께 하이퍼스페이스를 통과하며 우주 미아가 되고 만다. 연말을 맞아 <스타워즈> 시리즈가 온 가족이 즐길 소년 모험물로 돌아왔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우주 해적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스타워즈: 스켈레톤 크루>에서 80년대 <구니스>와 <스탠 바이 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신공화국 시대에도 폐쇄정책을 유지하는 미지의 행성 앳 애틴의 등장은 본작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설정이 될 것이다. 데이비드 라워리, 정이삭, 대니얼스 등 연출진이 만든 에피소드가 매주 수요일 한편씩 공개된다. /최현수 객원기자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 시즌2

Apple TV+/ 10부작 / 연출 에릭 아벨리노, 마이클 디너, 앰버 템플모어 / 출연 레베카 페르구손, 팀 로빈스, 커먼, 스티브 잔 / 공개 11월1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우연하게도 디스토피아에서 대한민국을 발견한다

디스토피아의 미스터리가 일부의 이적만 남길 때 사회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휴 하일로의 소설 <사일로>를 원작 삼은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은 버나드(팀 로빈스)의 간계로 추방된 보안관 줄리엣(레베카 페르구손)이 바깥세상의 진실을 마주하며 막을 내린다. 다른 추방자들과 달리 멀쩡히 언덕을 넘는 그의 모습은 시민들에겐 기적 같은 일이다. 바로 이 반응이 시즌2의 출발점이다. 기적을 본 사일로 내부에는 의심의 씨앗이 피어오르고, 시장 대행 버나드는 체제를 위해 통제의 끈을 조인다. 한편 줄리엣은 내전으로 절멸한 다른 사일로를 발견하곤 귀환을 택한다. 외부에 대한 호기심과 내부 체제에 대한 반문, 디스토피아의 두 가지 작동 원리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범적인 시리즈다. 전작보다 사건의 부피는 확장됐지만 서사의 밀도는 여전하다. 압제하는 권력자를 보며 현 정국의 비상식적이고 무논리적인 파행에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최현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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