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Superman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 레이철 브로스나한
“Look up in the sky! It’s a bird. It’s a plane. It’s a SUPERMAN!”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부작,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히어로물을 입증한 제임스 건 감독이 이번에는 <슈퍼맨>으로 돌아온다. 올여름 개봉을 예정한 이번 작품은 2분가량의 예고편 공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특히 고단한 도시 생활을 견뎌나가는 평범한 청년 클라크 켄트와 자신의 초인을 인지하고 유용하게 활용하는 슈퍼맨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관객에게 전이되는 희열이 커지는데, 트레일러에서부터 그 묘미가 전달되어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 <슈퍼맨> 보고회에서 주연배우 데이비드 코렌스웨트에 관하여 제임스 건 감독은 “그냥 좋은 슈퍼맨이나 좋은 클라크 켄트를 찾은 게 아니다. 그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접점을 유연하게 그려낼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 작품과 비교했을 때 <슈퍼맨>은 덜 유머러스하다고 덧붙였다. 히어로를 기다리는 암흑사회 속에서 슈퍼맨은 어떤 희망을 안겨줄까. 진중하고 침착한 제임스 건 감독의 고민을 들여다볼 차례다. /이자연
릴로와 스티치가 우주로? - <릴로 & 스티치> Lilo & Stitch
감독 딘 플라이셔 캠프 / 출연 마이아 케알로하, 시드니 엘리자베스 아구동
디즈니가 자사의 IP인 <릴로 & 스티치>(2002)를 실사화한다. 근래 애니메이션의 실사 리메이크로 호평보단 실망을 주로 이끌어낸 디즈니가 <릴로 & 스티치>로 반등할 수 있을까. 적어도 <릴로 & 스티치>는 이미 원작 애니메이션에 지금의 디즈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요소가 빼곡해 물성이 존재하는 영화로 재탄생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장점이 분명해 보인다. 하와이의 압도적인 풍광과 다종다양한 전통문화는 2010년대에 이르러 <모아나> 연작으로 꾸준히 폴리네시아 문화를 공들여 재현한 디즈니의 성과를 반영할 수 있다. 스티치를 포함한 외계 생물 구현은 디즈니가 자부하는 특수효과의 현주소를 입증 가능하고, 스티치의 고향인 투로 행성의 묘사는 스페이스오페라 특유의 스펙터클을 통해 작품의 양감을 완성할 수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이 가장 공들여 그린 두 시퀀스는 작품 중반 상심한 릴로와 나니 자매가 해변에서 서핑을 하며 시름을 잊는 장면과 작품 후반 스티치와 나니가 납치된 릴로를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벌이는 우주 함선간 공중전이었다. 두 시퀀스 중 어느 것이든 감독의 야심이 실사 촬영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2025년판 <릴로 & 스티치>의 감독은 딘 플라이셔 캠프다. 캠프는 2022년 실사 촬영과 스톱모션애니메이션을 적절히 배합한 구성의 애니메이션 <마르셀, 신발 신은 조개>를 연출해 오스카 장편애니메이션상의 후보 지명을 받았다. 전작에서 이미 인간과 다양한 생물이 한데 어울려 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그려낸 캠프와 <릴로 & 스티치>의 내러티브가 더없이 어울린다. 이 점은 <릴로 & 스티치>가 2025년에 한번 더 리메이크될 수밖에 없는 당위성까지 만든다. 잠시 원작의 로그라인을 복기해보자. 우울한 어린이 릴로와 어린 나이에 가장이 돼 생계를 이끌어가야 하는 언니 나니가 외계 행성에서도 인간 세상에서도 배척받는 이종(異種) 스티치를 받아들여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들어간다. 분열의 시대에 영화가 추구하려는 다양성과 포용을 더없이 잘 구현할 수 있는 주제다. 원작 영화의 감독이자 스티치의 목소리를 연기한 크리스 샌더스가 한번 더 스티치로 분한다. /정재현
15년 만에 다시 찾아온 디지털 세계관 - <트론: 아레스> Tron: Ares
감독 요아킴 뢰닝 / 출연 재러드 레토, 그레타 리, 에반 피터스
1982년 <트론>, 2010년 <트론: 새로운 시작>에 이은 속편이 15년 만에 돌아온다.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말레피센트2> <여인과 바다>를 연출한 요아킴 뢰닝 감독의 연출 아래 배우 재러드 레토와 그레타 리가 각각 아레스 역과 이브 킴 역으로 합류했다. <트론: 아레스>는 인간을 대신하여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디지털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파견된 초고도화 프로그램 ‘아레스’를 중심에 두고, 인류가 인공지능을 처음 맞닥뜨리는 순간을 상상한다. <트론> 영화 시리즈 중 최초로 프로그램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요아킴 뢰닝 감독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공식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소회를 전했다. “<트론> 프랜차이즈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 특히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의 한축을 전세계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영광이다. <트론: 아레스>는 최첨단 디자인, 기술 및 스토리텔링을 유산으로 둔 작품이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적절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또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그는 “공상과학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영화감독으로서 다른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내 꿈이었다”는 설렘을 전하기도 했다.
최첨단, 인공지능, 테크놀로지 등 현대적 키워드가 <트론: 아레스>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전작보다 감정선을 높이 살린다는 고유한 특징이 돋보인다. 요아킴 뢰닝 감독은 감성에 기반한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전 <트론> 시리즈에서는 감성적인 면모가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두 영화 모두 엄청난 걸작이지만 나만의 색깔을 더 넣고 싶었다. 극장 안에서 감정적 경험을 도모하는 것. 그것을 중심에 두려고 한다. 내가 영화를 통해 해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트론: 아레스>의 기대감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음악이다. 독창적인 라이브 퍼포먼스로 유명한 인더스트리얼 록백드 나인 인치 네일스가 이번 사운드트랙을 작곡한다. 도발적이고 자유로운 록밴드 색깔이 영화와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트론: 아레스>는 2025년 10월 국내 개봉한다. /이자연
에단 헌트 파서블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ng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 / 출연 톰 크루즈, 사이먼 페그, 빙 레임스
지난해 11월 <위키드> 개봉 당시 엘파바(신시아 이리보)가 중력을 거스른 후 ‘파트2에 계속’ 자막이 스크린에 뜨자 상영관은 “뭐야, 2편이 또 있어?”라며 웅성였다. 데자뷔처럼 2년 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을 개봉관에서 관람했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오토바이를 탄 채 가파른 절벽을 뛰어내리고 특급 열차 안에서 격전을 벌인 후 2부를 암시할 때에서야 관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존 최고의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이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으로 돌아온다. 잠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내용을 상기해보자. 어떤 첩보망도 손쉽게 뚫는 인공지능 엔티티가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자 엔티티의 소스코드를 얻기 위해 각국의 첩보기관이 쟁탈전을 벌였다. 에단 헌트 또한 엔티티를 찾아 나섰지만 과거의 숙적 가브리엘이 그를 기습했고 헌트의 짝패들은 목숨을 잃거나 크고 작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에단 헌트는 아랍에미리트, 이탈리아, 영국을 누비며 세상과 동료를 지키기 위해 또 한번 전력질주했다.
말해 무엇하겠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기대 포인트는 단연 액션이다. 정보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지만 호사가들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군침을 흘리는 액션은 비행기 결투 시퀀스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도 에단 헌트와 가브리엘이 항공기 내부에서 벌이는 혈투가 담겼다. 두 배우는 실제 비행 중인 복엽기에서 일대일 액션을 수행했고,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이어 또 한번 비행기 날개에 맨몸으로 매달렸다는 후문이다. 한편 엔티티가 북극해 잠수함 속에 보관돼 있다는 걸 떠올리면 자연히 이번 영화에 다량의 수중 액션이 들어간다는 점 또한 예측할 수 있다. 톰 크루즈가 지난해 11월에 자신의 SNS에 영화 촬영을 위해 수중 스턴트를 연습하는 현장을 공개한 만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촬영 당시 무려 6분30초간 숨을 참고 수중촬영에 성공한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작품에서 얼마나 새로운 수중 액션을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정재현
<베이비걸> BabyGirl
감독 할리나 레인 출연 니콜 키드먼, 해리스 디킨슨
2025년에도 영화 제작사 A24의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이야기는 이어진다. 할리나 레인의 각본과 연출로 완성된 <베이비걸>은 평온한 가정의 아내이자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비즈니스 리더 로미(니콜 키드먼)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의 삶은 너무나 완벽해 보이지만 그 실상은 조금 다르다. 사회가 요구하고 스스로 받아들인 금기와 통제 속에서 진짜 ‘나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위축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할 뿐이다. 중요한 프로젝트 발표를 앞둔 어느 날, 24살 인턴 사무엘(해리스 디킨슨)에 끌리기 시작한 로미는 그와의 아슬아슬한 만남을 회사 안팎에서 이어간다. 그리고 사무엘이 자신을 “베이비 걸”이라고 불러주는 순간,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욕망을 발견하고 만다. 에로틱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베이비걸>은 위태롭지만 대담하게 금기 앞에 선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소 파격적인 소재와 함께 여성의 진솔한 감정과 욕망을 짚어낸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감정의 디테일한 뉘앙스까지도 놓치지 않는 두 배우 니콜 키드먼과 해리스 디킨슨의 호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이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