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두번 완성된다. 첫 번째는 감독의 손을 떠날 때, 두 번째는 관객이 화답할 때다. 완성도와 성취, 흥행이나 평가와는 무관하게 작품이 끝나고 나면 보는 이가 어떤 식으로든 말을 건네고 싶은 작품들이 있다. 최근 개봉한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은 좋은 의미에서 괴작이다. 마치 미지의 존재처럼 쉽사리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힘든 이 작품은 외계인, 디스토피아를 소재로 삼은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 일본의 현재와 집단의 무의식을 더듬을 수 있는 비밀의 통로 같다. 한편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높은 화제성과 인기만큼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를 둘러싼 흥미로운 반응들이 눈에 띄는데, 어쩌면 거기에 이른바 ‘시대정신’이 녹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꼭 긍정적인 방향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작품만큼이나 작품을 둘러싼 ‘반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아야 한다. 이 불균질하고 매혹적인 결과물들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해석과 더 다양한 언어의 다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씨네21>에서는 이 두편의 흥미로운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기 위한 작은 징검다리를 마련했다. 때론 어떻게 읽어내는지가 작품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 두 작품을 다시 읽어내는 과정이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중증외상센터> 비평이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