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독들의 헌신적인 애인이다. 그렇다고 같이 잠을 자진 않는다. 아직까진. 약속을 지키고 작품에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뿐이다.”
◀◀ REW 시도 때도 없이 벗고 드러눕는 <스위밍 풀>의 줄리. 프리 섹스와 나체 수영, 그 방탕하고 연약한 청춘을 질투하고 경계한 것은 샤를롯 램플링만은 아니었다.
▶ PLAY <스위밍 풀>은 뤼드빈 사니에르의 존재를 프랑스 밖으로 널리 알린 작품이다. 자막영화와 악센트 강한 영어에 알레르기가 있는 미국 관객조차 <스위밍 풀>의 뤼디빈 사니에르를 ‘발견’하고는, “제2의 브리지트 바르도”라며 열광하고 있다. 정작 뤼디빈 사니에르는 이국적인 섹스 심벌로 추어올리며 위아래로 훑어보는 시선들이 달갑지 않다. “물론 나는 멍청한 글래머를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다.” 사실, 이런 해명은 불필요한 것이다. 배우 수업을 시작한 8살 때부터 “예술적인 야심이 남달랐다”는 그는 프랑수아 오종의 뮤즈가 되어, 천진하고 발랄하며 다소 엽기적인 분신들을 선보여왔다. 남자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매혹당한 나머지 전 남자친구의 죽음을 방기하는 백치미 가득한 엽기녀(<워터 드롭스 온 버닝 락>)에서, 아버지 살인범을 찾아내겠다며 집안 여자들을 용의자로 모는 당돌한 선머슴 소녀()로 거듭난 뒤, “남프랑스의 마릴린 먼로”로 변신해보자는 데 합의한 결과가 바로 <스위밍 풀>의 줄리였다. 이뿐인가. 뤼디빈 사니에르는 지난 한해 클로드 밀러의 <우리의 릴리>, 할리우드 진출작 <피터팬>의 촬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비결? “나는 감독들의 헌신적인 애인이다. 그렇다고 같이 잠을 자진 않는다. 아직까진. (웃음) 약속을 지키고 작품에 헌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뿐이다.”
▶▶ FF P. J. 호건의 <피터팬>에 팅커벨로 출연한다. 몸으로 말하는 요정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니에르는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같은 무성시대 코미디언들을 연구했다고 한다. 물론 섹시한 요정이겠지? 하는 생각으로 음흉한 미소를 흘리는 남자들에게는 안됐지만, “팅커벨은 아이를 위한 판타지이기 때문에 섹시하기보다는 익살맞다”는 게 사니에르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