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케이블·위성TV의 힘 [6] - 컬트 프로그램 14선 (1)
2004-03-19
글 : 이성욱 (<팝툰> 편집장)
한번 보면 멈출 수 없어, 케이블·위성TV의 컬트 프로그램 14선

<온게임넷 스타리그> 온게임넷, 금, 오후 7시

대한민국 3대 국민게임은? 고스톱, 바둑,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일명 OSL로 불리며 2000년 투니버스 하나로통신배 스타리그를 모태로 현재까지 지속된 국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 임요환, 김동수, 홍진호를 위시한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10대의 우상으로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통해 게임리그라는 것이 성립되었지만, 역으로 게임리그의 활황을 통해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유지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엄재경과 김도형이라는 걸출한 해설자와 캐스터 전용준의 박력있는 입담이 스타크래프트 중계에 관한 한 정상의 자리를 고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케이블의 어떤 프로그램보다 세심하게 배려되고 시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하드락으로 일관성 있게 구성되는 배경음악 등이 개성적이다. 4년 동안 정규리그 결승전에 가장 많이 진출한 종족인 저그가 단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는 것이 유명한 징크스.

<도전, 프로를 이겨라> 바둑TV, 수~ 일 오후 9시

한국기원의 입단테스트를 거쳐 프로기사가 되는 것은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꿔보는 일이다. 4-5점의 접바둑을 둔다 해도 프로에게 이기는 것은 사실 아마추어에게는 별로 가능성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마 고수와 프로의 치수 고치기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매우 긴장되고 즐거운 관람이 될 수 있다.

<원피스> 투니버스, 월~ 금 오후 7시

오다 에이치로 원작의 모험물 애니메이션. 현재 케이블 채널 중 1위 채널은 투니버스이다. 투니버스에서 1위 프로그램이 바로 이 <원피스>.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52편 분량으로 10대(전체 연령중 85%이상)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 투니버스가 지상파 드라마 재방송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삼는 드라마 채널들을 수년간 능가하게 해준 프로그램. 케이블의 독보적이고도 압도적인 시청자층의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파이트 스페셜 K-1> 스카이 KBS 스포츠, 금~ 일 오후 10시

Pride FC, UFC와 더불어 일명 ‘무규칙이종격투기’의 대표적인 대회인 K-1을 다루는 프로그램. 극진가라데 지부에 의해 1993년경 창설된 이 대회는 현재 복싱 다음으로 흥행가치가 높은 격투기 영역이다. 박종팔, 타이슨 등의 참여로 더욱 화제가 되었고, 세계 예선을 거쳐 12월에 최종결승전을 치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지금은 고인이 된 앤디훅과 ‘K-1의 1인자‘ 피터 아츠 등이 있다.

<에드 설리반의 팝 스토리> 동아TV, 월화 오후 3시 40분

1948~71년까지 미국 CBS의 에드 설리반 쇼에 출연한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8-90년대 일본소설이나 영화에 빈번하게 등장했던 문화아이콘 에드 설리반 쇼는 현재의 버라이어티쇼들과는 달리 특별한 조명이나 무대장식이 없어서 가수나 밴드가 그대로 노출되는 인상을 준다. 시스템은 가요무대와 비슷해서 에드 설리반이 처음에 가수를 큰 목소리로 호명하는 것으로 쇼가 시작된다. 대체로 R&B나 소울 뮤지션들이 주를 이룬다.

<제이미‘s kitchen> 푸드채널, 화수, 오전 6시, 12시 30분

베컴의 인기와 맞먹는다는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 프로그램.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스튜디오에서 정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속사포처럼 떠드는 제이미 올리버는 공사장, 스튜디오, 학교 등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요리를 하고 음식을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현재는 자기 레스토랑 ‘15’에서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젊은이들을 요리사로 양성하는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워크래프트3 프라임리그> MBC Game, 금, 오후 7시

MBC 게임의 워크래프트3 중계가 재밌는 이유는 전적으로 개성이 뚜렷한 3명의 중계진 때문이다. 장재영, 김동준은 비슷한 또래의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자이다. 이현주 캐스터도 프로게이머 출신이다. 맵이나 세팅을 자체적으로 조정하여 보다 좋은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하는 부분이나 MW(MBC 워크래프트)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명예기자단을 선출하고 주간 평점 등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등의 시청자와 가까운 거리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