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외딴 숲속 미술관에 초대된 다섯명
외딴 숲속의 작은 미술관. 인형제작자(인형사)가 만드는 인형의 모델이 되기 위해 조각가, 여고생, 사진작가, 직업모델, 인형 마니아가 초대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석연치 않은 인물들, 미술관 곳곳에 위치한 인형들이 내뿜는 기운으로 인한 미묘한 불안감이 감지될 무렵,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다.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는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들 사이의 죽음은 끊이지 않는다.
Motive●● 구체관절인형
Model●●● <헌티드 힐> <장화, 홍련>
한정된 공간에 모인 등장인물 사이에서 사건이 벌어진다는 내러티브상의 형식은 <헌티드 힐>류의 하우스호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렇다고 “CG를 남발하면서 관객을 놀라게 하는 데 중점을 준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 감독의 입장. 정용기 감독은 개인적으로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드는 슬래셔무비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그런 영화의 중요한 장면들은 아예 보지도 못하는 타입이라고. 그가 선호하는 공포물은 심리적 공포를 다루는 <오멘>이나 <엑소시스트> 등이며 이러한 취향은 <인형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공포영화라는 장르의 컨벤션을 따르는 영화이기에 자잘한 반전은 필수적이겠지만 결정적 반전 하나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을 듯하다. 기존 공포물 중에서는 가까운 시기에 제작된 <장화, 홍련>과 같은 ‘서정적인 공포물’을 연상하면 될 것이라고 감독은 말한다.
Visual●●●● 복층구조의 앤티크고딕풍
Director's Commentary●●●●● 버림받은 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고 싶다
“사람들은 무책임하게 사랑을 하고 무책임하게 사랑을 버린다. 마치 애완동물을 키웠다가 싫증나면 버리는 것처럼 우리의 사랑은 점점 그 진실성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내가 원래 집착하는 습성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버림받은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고 싶었다. 그러나 버림받은 자의 집착과 그로 인한 복수는 사랑으로 인정받을 수 없기에 더욱 슬프게 느껴진다.”
글 오정연 delphinus@hani.co.kr·사진 오계옥 kla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