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배우를 기르는 선생님들 [1]
2004-09-22
글 : 오정연

배우를 만드는 사람들, 최형인, 오태석, 박근형을 만나다

모스크바 예술학교의 콘스탄틴 스타니슬라프스키를 거쳐 미국의 리 스트라스버그와 엘리아 카잔 감독의 액터즈 스튜디오에서 만개한 배우 연기술의 계보는 듣기만 해도 황홀하다. 말론 브랜도부터 폴 뉴먼, 더스틴 호프먼,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로 이어지는 빛나는 이름들. 오늘도 많은 배우지망생들과 스타들이 연기에 대한 목마름으로 액터즈 스튜디오를 찾는다.

한국에도 액터즈 스튜디오 못지않은 연기학교가 있다. 따로 간판을 내건 학교는 아니지만 이 연기학교의 교장은 배우 교육의 전문가 최형인(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겸 한양레퍼토리 대표)이다. 설경구를 비롯 숱한 충무로 배우를 길렀고, 이영애 등 스타급 배우들이 그를 찾아 연기의 숨결을 다시 배운다. 최형인 못지 않게 뛰어난 연기 스승들이 있으니 이들은 대학로를 온몸으로 버티고 서있는 연극연출가들이다. 42년 간 파격의 상상력과 가장 아름다운 한국어로 자신만의 연극세계를 만든 오태석(목화레퍼토리컴퍼니 대표)과 그로테스크한 상상력과 발랄한 웃음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박근형(극단 골목길 대표)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세 스승을 한자리에 모신 뜻은 우리 배우들이 무엇을 배우고 느끼고 꿈꾸었는가 그리고 이 스승들이 어떻게 배우를 단련시키는가 엿보기 위해서다. 미처 이 자리에 소개하지 못한 많은 스승들이 지금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이 소중한 땀방울 위에 한국영화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