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계란 모양의 눈, 변신 제한 시간 3분, 은색과 적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디자인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울트라맨은 의외로 역사가 오래된 히어로다. 그 기원은 1966년 일본에서 방영된 TV 시리즈 <울트라 Q>로, 고지라 시리즈의 특촬감독으로 유명한 쓰부라야 에이지의 제작사 쓰부라야 프로덕션에서 만든 SF/미스테리 드라마였다.
<울트라 Q>는 당시 평균 시청률 32%라는 놀라운 호응을 얻어 후속작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울트라맨>이 이어질 수 있었다. <울트라맨>은 M78 성운에서 온 거대 히어로 울트라맨이 인간과 융합하여 거대 괴수들과 맞서 싸운다는 포맷으로 컬러 TV의 보급과 함께 환상적인 영상을 선보여 60년대 일세를 풍미한 ‘괴수 붐’을 일으키며 이후 계속적으로 속편이 제작되었다.
이렇게 오랜 내력을 지닌 울트라맨 시리즈는 40년 가까운 세월을 거치면서 수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는데, 현재 일본에서 방영중인 울트라맨 시리즈의 최신작 <울트라맨 넥서스>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 해 10월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넥서스>는 통상 1화 완결의 포맷 대신 대하 드라마 형식을 취함으로써 보다 성인 취향에 가까운 작풍을 선보였으며, 주인공이 울트라맨으로 변신하지 않는다던가, 울트라맨으로 변신 가능한 사람이 한 명 이상이라는 등 여러 가지 참신한 설정이 더해져 방영 초기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점차 아동 대상의 프로그램으로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어두운 내용이 이어지자 이러한 새로운 시도가 급격히 빛바래기 시작했으며, ‘토요일 아침에 어린이들이 보기엔 부적절하다’ ‘울트라맨 답지 않다’는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설상가상으로 시청률과 함께 스폰서가 제작한 완구의 매출도 부진을 거듭하여 원래 1년 예정이었던 방영 스케줄이 8개월로 줄어들어 올 6월 조기 종영을 앞두고 있다. 얼마 전에는 7월 예정으로 <울트라맨 맥스>라는 신작의 정보가 일찌감치 발표된 상태다.
하지만 <울트라맨 넥서스>는 본편의 여러 가지 과감한 시도를 높이 산 의외의 지지자들도 만듦으로써 비록 시청률과 인기 면에서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독특한 울트라맨 시리즈로 기억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1기가 종료되고, 보다 밝은 분위기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돌아선 2기가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방영이 완전히 끝난 뒤에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반다이 비주얼에서 지난 1월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울트라맨 넥서스>의 DVD는 권당 4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DVD와 함께 시리즈로 이어지는 제작과정 다큐멘터리, 논 텔롭(자막이 삽입되지 않은) 오프닝 및 엔딩을 볼 수 있다. 매월 1권씩 발매되며, 현재 4권까지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