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감각적 영상으로 빚어진 뜨거운 느와르, <마이애미 바이스>
2006-06-27
글 : 박혜명

1984년부터 1989년까지 6년간 방송된 미국 TV시리즈 <마이애미 바이스>의 별명은 ‘MTV 캅스’였다. 마이애미 경찰 소속의 두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이 드라마는 빠른 편집과 최신 음악을 결합시킨 감각적 영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멋스러운 재킷을 빼입은 두 남자, 눈부신 마이애미 해변, 비키니를 입은 여인들, 남부만의 오색찬란한 축제 등이 현란히 화면을 수놓으면 티나 터너의 <What’s Love Got to Do With It?>이란 히트곡이 흘렀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뮤직비디오가 대중화되기 이전에 시대를 앞질러간 영상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진가를 보여준 것은 소니와 리코, 두 형사의 캐릭터다. 이들은 매주 개인적인 욕망과 복수심, 범죄세계로부터의 유혹과 싸우며 고독하고 연약한 남자의 심리를 드러내곤 했다. 시청자들은 <마이애미 바이스>의 스타일리시한 영상에 두눈과 귀를 뺏기고 흑백 누아르 시대의 남자 같은 두 형사의 인간적인 모습에 마음을 뺏겼다.

이 시리즈의 제작자는 마이클 만이다. 그는 20여년 전 자기가 내놓았던 자식을 손수 리메이크하기로 했다. 공개된 예고편만 보더라도 영화판 <마이애미 바이스>는 TV시리즈의 영상 목표를 좀처럼 거스르지 않을 듯하다. 형사들의 캐릭터도 일관성을 지녔다. 영화에서 소니와 리코는 불법 마약거래책을 잡기 위해 잠복근무를 하던 중 또다시 어둠의 세계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냉정한 총질 한방 대신 사적 복수심 앞에 무릎 꿇을 위기가 오고, 범인을 코앞에 둔 채 팜므파탈의 유혹과 싸우게 된다. ‘누가 뭐래도 남자!’를 온몸으로 외치는 배우 콜린 파렐이 소니를, 서글한 미소를 지을 줄 아는 배우 제이미 폭스가 리코 역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마이클 만과 전작 <콜래트럴>을 작업한 사이다. 소니를 유혹하는 중국계 쿠바 여인 이사벨라를 공리가 연기했고, 리코와 동거하는 동료로 나오미 해리스가 출연한다. 굳이 말을 만들어보자면 ‘컬러풀하면서 싸늘한 누아르’를 빚어내는 감독 마이클 만의 뜨거운 마이애미 폴리스 스토리는 여름 태양이 무자비하게 작열하는 8월 초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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