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겨울영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마츠가네 난사사건>
2007-10-30
글 : 씨네21 취재팀

곤 사토시의 고전 휴먼드라마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Tokyo Godfathers
감독 곤 사토시 목소리 출연 에모리 도루, 오카모토 아야, 우메가키 요시아키 수입 (주)데이지엔터테인먼트 국내개봉 12월13일

이토록 미덥지 못한 조합이 또 있을까. 알코올중독자 긴(에모리 도루), 가출 소녀 미유키(오카모토 아야), 트랜스베스타이트(Transvestite: 이성의 옷을 입는 사람) 하나(우메가치 요시아키). 골판지로 만든 집에서 살아가는 세 노숙자는 크리스마스에 쓰레기를 뒤지다 버려진 갓난아기를 발견한다. 아이를 하늘이 보내준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하나의 고집으로 긴과 미유키는 마지못해 친부모를 찾는 여정에 동참하고, 꼬여가는 사건 속에서 외면해온 각자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3명의 무법자가 버려진 아이를 돌보게 된다는 존 포드의 48년작 <스리 갓파더>를 모태로 탄생한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퍼펙트 블루> <천년여우>로 주목받은 곤 사토시 감독의 세 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이다. 현실과 환상을 어지러이 넘나들었던 전작들과 달리 고전적인 색채가 강한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더러운 도쿄의 뒷골목에 기적과 행운의 미소를 던지는, 무던하고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을 통해 작품을 만날 기회를 놓쳤던 애니메이션 팬들이라면, 무엇보다 반가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다.

한겨울 일본 마을의 <트윈 픽스>

<마츠가네 난사사건>
松ヶ根亂射事件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아라이 히로후미, 야마나카 다카시, 가와코시 미와, 기무라 유이치, 안도 다마에 수입 시네마밸리 배급 프리비젼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2008년 2월

야마시타 노부히로라는 이름에서 <린다 린다 린다>를 떠올리지 말 것, 그리고 제목에서 뭔가 엄청난 폭력적 장면을 떠올리지도 말 것. <마츠가네 난사사건>은 눈 덮인 마을의 풍경에서도 연상되듯 코언 형제의 <파고>(1996)나 샘 레이미의 <심플 플랜>(1998)을 닮은, 한 시골 마을의 이면을 드러내는 영화다. 히카루(야마나카 다카시)와 경찰인 코타루(아라이 히로후미)는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정반대인 쌍둥이다. 집 나간 아버지는 마을의 미친 여자 하루코를 임신시키기까지 했다. 그런데 하루코와 연관된 마을 남자는 한둘이 아니다. 한편, 마을에 금괴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을 듣고 건달 니시오카(기무라 유이치)가 찾아오는데, 언 호수의 바닥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영화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에서 ‘난사’를 찾는다면 코타루가 허공을 향해 쏴대는 총질이다. 그 총소리는 음침한 비밀과 범죄를 하나둘 안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내면을 충동질하는 소리다.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이처럼 죄의식에 관한 드라마를 써나가면서도 그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주목해야 할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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