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겨울영화]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주르와 아스마르>
2007-10-30
글 : 씨네21 취재팀

All You Need Is LOVE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Across the Universe
감독 줄리 태이머 출연 에반 레이첼 우드, 짐 스터지스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개봉예정 2008년 1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비틀스를 노래하는 뮤지컬영화다. 베트남전 시기를 배경으로 영국 리버풀의 청년과 미국 뉴욕 아가씨의 사랑을 다룬 이 영화는 주인공 이름부터 루시(에반 레이첼 우드)와 주드(짐 스터지스). 1963년부터 1969년 사이 발표된 비틀스의 음악 34곡을 삽입한 이 뮤지컬영화는 화면 곳곳에 비틀스에 대한 기억을 심어놓고 있다고 한다. <Abby Road>의 커버 이미지가 촬영됐던 거리에서 주드는 연인 루시를 찾아 헤매고, 주인공이 반 토막낸 사과가 애플레코드(비틀스 소유 레코드사)의 로고를 만들어내며, 존 레넌이 평생 열광했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포스터가 영화에 오래도록 등장하기도 한다.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의 플롯과 대화도 비틀스 음악에 대한 삽화”라고 쓰기도 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 킹>(1997), 셰익스피어 희곡을 기묘한 시공간으로 옮겨놓은 영화 <타이투스>(1999), 화가 프리다의 삶을 회화의 프레임 안팎으로 자유로이 넘나들었던 <프리다>(2002) 등 줄리 태이머의 전작들에서 일관된 열정은 예술장르끼리 이종교배해 새로운 상상력을 뽑아내는 것이다. “비틀스의 <I Want To Hold You>라는 곡이 이렇게 슬픈 곡일 수도 있단 걸 처음 알았다”며 벅차게 써내려간 에버트의 평이 아니더라도 오색찬란하고 환상적인 미술과 비틀스의 음악, 금발의 청춘남녀가 어우러진 이 영화에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제작사와 배급사 모두 “줄이라”는 러닝타임을 몇달간 고집한 끝에 디렉터스 컷으로 개봉하게 된 줄리 태이머의 신작은 9월14일 미국 전역 27개관에서 한정 개봉되었다가 2주차에 276개관으로 확대 상영됐다.

Tip. Across the music: 동시대 다른 뮤지션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 추억되는 뮤지션은 비틀스만이 아니다. ‘조조’란 이름의 흑인 청년은 지미 헨드릭스 스타일로 기타를 연주하고, 붉은 머리칼에 화끈한 성격의 ‘새디’는 잭 대니얼스를 재니스 조플린처럼 마시는 허스키한 보컬이다. 이들의 대사 중엔 그 시절 그리니치 빌리지의 카페에서 연주생활을 하던 밥 딜런에 대한 비유도 등장한다. 제프 벡의 기타와 조 쿠커의 목소리가 비틀스를 노래한다. 따져볼수록 음악마니아들에겐 더없이 기다려질 영화다.


이슬람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라

<아주르와 아스마르> Azur et Asmar
감독 미셸 오슬로 목소리 출연 시릴 무랄리, 카림 무리바, 히암 아바스 수입·배급 위드시네마 개봉예정 12월초

환상적인 이미지 기법을 가진 프랑스 애니메이션 작가 미셸 오슬로의 최신작.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프랑스 소년 아주르와 검은 피부에 갈색 눈을 가진 이슬람 소년 아스마르가 어릴 때 함께 자랐다가 뒤에 다시 만나서 이슬람 전설 속의 요정을 구하러 간다는 이야기다. 아주르는 아랍인 유모가 들려주었던 요정 ‘진’의 이야기를 믿고 성인이 되어 육지 밖으로 배를 타고 나간다. 빠른 전개를 중시하는 스토리는 흘려버려도, 두 청년의 여행길 풍광에는 넋을 놓게 될 듯하다. 원색의 화려한 사용, 아라베스크 문양들의 섬세한 표현, 이런 것들과 연장선상에서 이국적으로 표현된 자연과 동물들의 모습은 큰 화면으로 보면 잊혀지지 않을 미의 잔상을 남길 것이다. 잘생긴 두 청년이 이슬람어와 프랑스어를 주고받을 때 그 음율을 비롯해 가브리엘 야레가 작업한 미니멀한 민속적 음악도 꿈결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곱고 아름다운, 그것에 대한 감탄만이 존재하는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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