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로 아톰이 돌아왔다
‘우주소년 아톰’이 돌아온다. 컴퓨터와 거대 자본의 힘을 빌려 CG애니메이션으로, 화려하게. ‘아스트로 보이’는 한국인이라면 ‘아톰’이라고 기억할 로봇 소년의 영어 이름으로, ‘만화의 신’ 혹은 ‘아니메의 아버지’라 불리는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가 1952년부터 연재한 만화 <철완 아톰>의 주인공이다. 데즈카 오사무가 설립한 무시 프로덕션에서 이를 원작으로 일본 최초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어 1963년부터 방영하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일본 인구의 40%가량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을 정도라니 가히 폭발적인 인기다. 이후에도 1980년과 2003년 두 차례 더 TV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바 있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도착한 2009년작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에서 눈여겨봐야 할 특징은 이 영화가 아톰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인 CGI 버전이라는 점이다. 미래 도시인 메트로시티의 풍경이나 아톰의 무기들, 예컨대 레이저 빔이 나오는 손가락, 로켓 추진 장치로 바뀌는 발, 발칸포가 튀어나오는 엉덩이 등은 어떻게 디자인되고 구현될까. 외양은 깜찍하지만 온몸에 살상무기를 두루 구비한 로봇 소년의 모험 역시 한층 스펙터클할 것임이 틀림없다. 줄거리는 ‘현대판 피노키오’라 할 만한 원작의 그것과 흡사하게 흘러갈 모양이다. 천재 과학자인 텐마 박사는 사고로 죽은 아들의 DNA를 이식해 인간의 감성을 지닌 최고의 하이테크 로봇 아스트로를 완성한다. 스톤 총리는 아스트로 탄생의 핵심인 생명 에너지를 차지하고자 그를 공격하고, 메트로시티 아래로 떨어진 아스트로는 코라를 비롯한 아이들을 친구로 삼는다. 원작에서도 악당 역할을 톡톡히 했던 햄 에그가 코라 일행의 대부로 등장, 상대를 죽여야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로봇 서바이벌에 아스트로를 내보낸다. 아스트로는 서바이벌에서 살아남는 한편, 스톤 총리가 가동시킨 전투 로봇 피스키퍼를 무찔러야 한다.
<치킨 런> <월레스와 그로밋> 등 아드만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였고, <플러쉬>로 감독 데뷔한 데이비드 보워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영어 버전은 프레디 하이모어와 니콜라스 케이지, 크리스틴 벨이, 한국어 버전은 유승호와 조민기, 남지현이 아톰, 텐마 박사, 코라의 목소리 연기를 각각 맡았다.
UP 어린 시절 아톰 인형 사달라고 조르지 않은 사람 손 들어보시라. 인지도로 따지자면 아톰 따라갈 소년도, 로봇도, 애니메이션도 없다.
DOWN 원작의 위력만 믿고 큰코다치는 경우가 의외로 비일비재하더라. 단적으로 <드래곤볼 에볼루션>. 안일한 각색에 원작의 팬도, 영화 팬도, 그 누구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