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엉망이었다. <트랜스포머3>로 2편의 실패를 만회하겠다.” <트랜스포머>를 낳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제 자식을 미운 오리 새끼로 만들어버리는 감독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트랜스포머>의 세계적 성공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흥행에선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전세계적으로 836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2편은 스펙터클의 전시에만 그친 범작이라는 평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시리즈의 완결편인 3편은 시리즈를 살린 영웅이란 소릴 듣거나, 시리즈를 망친 원수라는 소리를 들을 운명을 안고 있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감독의 이름을 보건대 어설픈 완결편을 내놓을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트랜스포머3>의 티저 영상을 보면 마이클 베이의 위와 같은 반성과 다짐이 그저 그런 립서비스는 아닌 것 같다. 과연 이것이 <트랜스포머> 시리즈란 말인가 싶은 이 영상은 <트랜스포머3>의 야심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1969년, 아폴로 11호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다. 그러나 아폴로 11호와 지구의 교신은 두절되고, 아폴로 11호에 탑승한 두명의 우주비행사는 달 표면에서 화석이 되어가는 우주선과 로봇을 발견한다. 티저 영상은 로봇의 눈동자를 클로즈업하면서 끝난다. 변신로봇들의 화려한 패션쇼도, 주인공 샤이어 라버프의 그림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묘한 흥분이 이는 이유는 트랜스포머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3편은 2편의 스케일을 훌쩍 뛰어넘는 동시에 전편보다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트랜스포머3>의 촬영장 사진도 일부 공개됐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은 변신로봇들이 등장하리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경주대회 나스카(NASCAR)의 경주용 차들이 동원됐으니 그 화려함이야 어련할까. 옵티머스 프라임과 범블비와의 재회도 대기 중이다. 아쉽게도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낳은 최고의 스타, 메간 폭스는 하차했다. 메간 폭스의 빈자리를 채울 여배우는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 로지 헌팅턴 휘들리. 언제나 제 몫을 다하는 듬직한 배우 샤이어 라버프는 3편에서도 건재하다. 3D로 제작되는 <트랜스포머3>는 6월30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