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캐나다 - 감독으로서의 빛나는 재능 <왈츠를 타고> / 최고 흥행작 <선생님 라자흐>
2012-01-12
글 : 정진아 (몬트리올 통신원)
글 : 김도훈
사라 폴리 감독의 <왈츠를 타고>

만약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뒤 정말 좋은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만들며 성장해간다면? 아마 그녀는 어떤 국민적인 영화적 보배가 되리라. 그런데 캐나다는 정말로 국민 여동생 출신의 감독을 한명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는 <스플라이스>와 <새벽의 저주>의 주연으로 잘 알려진 배우 사라 폴리다. 그녀는 80년대 중반부터 이미 TV시리즈를 통해 캐나다의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았고, 이후에는 아톰 에고이얀의 <엑조티카> 등에 출연하며 성인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녀가 연출에도 재능이 있음을 알린 첫 번째 영화는 주연 줄리 크리스티를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 만든 <어웨이 프롬 허>였다. 그리고 올해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왈츠를 타고>(Take This Waltz) 역시 캐나다 현지에서 잔잔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영화는 젊은 여인 마르갓(미셸 윌리엄스)과 남편 로 루빈(세스 로건), 불륜 상대 남자 다니엘(루크 키얼비)의 삼각관계를 다룬다. 지난 5년간의 결혼 생활에 뭔가 부족함을 느끼던 마르갓은 그 공허함을 이웃 남자 다니엘에게서 채워나가고, 남편과 불륜남의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사라 폴리는 마치 “왈츠를 타고, 이 왈츠를 타고, 모두 다 당신 거예요”라고 노래하는 캐나다 가수 레너드 코헨의 동명의 노래처럼 왈츠를 타듯이 통찰력있는 솜씨로 이 관계를 풀어나간다. 미셸 윌리엄스와 (역시 캐나다 출신인) 세스 로건의 캐릭터에 똑 맞아떨어지는 연기는 종종 영화의 허점을 쏙쏙 메워주는 양념으로 작용한다.

사실 <왈츠를 타고>는 성공이 거의 예약된 영화였다. 사라 폴리가 직접 쓴 시나리오는 지난 2009년 ‘더 블랙 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더 블랙 리스트’는 그해 나온 최고의 시나리오만 뽑아놓은 리스트를 의미한다. 그런데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시나리오와 비교하자면 사라 폴리의 연출력이 아직 완전히 무르익었다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영화가 “사라 폴리가 심각하고 또 재능있는 감독이라는 걸 증명한다”고 평가했지만 <타임아웃 뉴욕>은 “아직 사라 폴리의 (연출자로서의) 야심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평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의 부부 생활을 절묘하게 스크린에 반영한 <왈츠를 타고>는 ‘관계’에 고민하는 세상의 모든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사라 폴리는 아직까지 완성된 감독은 아니다. 다만 <왈츠를 타고>가 감독 사라 폴리의 또 다른 훌륭한 미래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사라 폴리는 1979년생, 이제 겨우 서른넷이다.

최고 흥행작은? <선생님 라자흐>

2011년 캐나다 자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며 퀘벡 영화계에 큰 자부심을 불어넣어준 영화는 필립 파라도 감독의 <선생님 라자흐>(Monsieur Lazhar)다. 내용은 간단하다. 무대는 몬트리올의 작은 초등학교. 주인공은 이민자 출신인 선생님이다. 물론 백인이 대부분인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고, 선생님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꽤 비극적인 부분도 있는 영화지만 <선생님 라자흐>는 지금 캐나다의 교육, 학교 환경을 풍자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으로, 캐나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강력하게 권하는 영화로 오르내렸다. 오래전에 개봉한 영화의 인기는 지금껏 식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많은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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