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생 드라마 <원스 어폰 어 타임> 시즌2, 3(2012~14) 영화 <스토리지 24>(2012) 영화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2011) 드라마 <튜더스> 시즌3(2009)
“당신 손에 키스해도 될까요?” 헨리 8세의 외동딸 메리 앞에 느닷없이 나타나 애정의 돌직구를 날리던 필립 공작을 기억하는가. 고매하신 공주님 앞에서 이 무슨 수작이냐 싶지만 건들거림이나 기름기 따위는 하나도 없다. 대신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는 말과 함께 진중한 눈빛으로 자신의 무례에 용서를 구할 뿐이다. 2009년 TV시리즈 <튜더스> 시즌3의 에피소드8에서 경계의 끈을 꼭 쥐고 있던 공주의 손이 슬쩍 필립의 손으로 옮겨가는 결정적 순간이다. 그때 불현듯 드는 생각. 근데 도대체 저 남자배우는 누구지? 곧바로 이름이 튀어나오지 않는 낯선 얼굴. 그가 바로 아일랜드의 항구도시 드로이다 출신의 배우 콜린 오도노휴다. 이력의 상당 부분이 아일랜드와 영국을 기반으로 한 연극과 TV드라마에 집중돼 있다보니 자연스레 타 지역에선 신선한 인물로 통한다. 조너선 리스 메이어스에는 한참 못 미치겠지만 그 역시 <튜더스>를 통해 전세계에 자신을 알렸다. 180cm의 훤칠한 키에 푸른빛이 말갛게 도는 눈을 가진 뉴페이스의 등장에 반색하는 팬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당신의 키스라면 언제든 예스!’라며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치는 골수팬까지 등장했다.
그즈음 그는 미카엘 하프스트롬 감독의 2011년작 <더 라이트: 악마는 있다>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입성한다. 신학대 학생이지만 믿음에 대한 회의를 안고 선과 악, 신의 존재에 강한 의문을 품는 마이클로 분해 고뇌에 찬 내면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상대역인 앤서니 홉킨스와의 호흡으로 화제가 됐는데 그와 함께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신예 콜린 오도노휴의 필모그래피는 조금 더 두둑해진 셈이다. 그리고 마침내 콜린 오도노휴 하면 단박에 떠올릴 수 있는 확실한 캐릭터까지 만나게 됐다. <백설공주> <잭과 콩나무> <피터팬> 등 여러 편의 동화를 현대적으로 엮은 인기 미드 <원스 어폰 어 타임>의 시즌2, 3에서 후크 선장으로 승선한 것이다. 남편과 아들을 둔 유부녀와의 불같은 사랑으로 복수극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후크 선장이라니. 설정과 캐릭터만으로도 섹시하지 아니한가. 여기에 그의 매력지수를 한층 더 끌어올릴 만한 사실 하나를 덧붙이자. 그는 아일랜드 밴드 ‘더 에너미스’의 리드보컬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인 뮤지션이라는 점. 음악 좀 아는 후크 선장이라니. 왠지 좀더 섹시해 보이는 것 같다.
이 장면에 주목하라
“당신과 단둘이 있길 기다렸어요.” <튜더스>에서 춤을 추다 필립 공작의 발을 밟은 줄 알고 거듭 사과하는 메리. (귀엽게) 삐친 척 무대 뒤 어둠 속을 찾아들어간 필립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고백한다. 이어지는 키스까지. 콜린빠가 태동한 건 이때부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