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3D>는 <더 웹툰: 예고살인>을 제작한 필마픽쳐스(공동제작 마당엔터테인먼트)에서 2년여간 기획/제작한 공포영화다. ‘3D 청춘 호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터널 3D>는 3D 단편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는 1982년생 신인감독과 정유미, 연우진, 송재림, 정시연, 도희 등 젊은 배우들이 청춘의 에너지를 쏟아부어 만든 영화다. 3D 기술을 접목해 공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터널 3D>의 시도가 얼마나 관객에게 먹혀들지는 8월13일 영화가 개봉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전에 후반작업이 한창인 박규택 감독을 불러내 <터널 3D>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들었다.
-<씨네21> 독자편집위원회 출신이라고.
=2007년에서 2008년 넘어갈 즈음 활동했다. 대학에선 불교학과 인도철학을 전공했는데 영화가 하고 싶어서 제대 뒤 ‘영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독자편집위원회를 했었다.
-<터널 3D> 연출은 어떻게 맡게 됐나.
=영화아카데미에서 ‘3D단편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오고 있다. <신촌좀비만화>가 3D단편프로젝트 5기의 결과물이고, 나는 4기였다. 영화아카데미의 지원으로 3D 단편영화 <기억복원>을 만들고 있었는데, 4기의 다른 팀 PD였던 권준형 PD가 <기억복원>을 좋게 봤는지 <터널 3D>를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제작사에서 3D 경험이 있는 신인감독을 원했던 것 같다. 영화아카데미에서 교육받기 전에는 콘텐츠진흥원 입체영상아카데미에서 3D 교육프로그램을 수료했다. 그때부터 쭉 3D쪽에 한발을 걸쳐놓고 있었다. <터널 3D>에 합류했을 땐 시나리오 15고가 나와 있는 상태였다.
-공포영화로서 <터널 3D>의 컨셉은 무엇인가.
=3D 청춘 호러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전형적이다. 주인공들이 재밌게 놀고, 사랑도 하고, 파티도 하고, 그러다 우연히 터널에 들어가게 되고, 터널에서 공포스런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 영화를 만들면서 청춘들의 입장에서 청춘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젊은 세대의 패기가 느껴지는 ‘청춘’ 호러를 표방했다. 다만 젊은이들의 시선이 조금은 사회 비판적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기성 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 의식도 담았고.
-이 영화가 3D로 만들어져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 텐데.
=터널, 정확히는 탄광 갱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보니 터널이라는 공간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다. 터널을 묘사하는 데는 3D가 최적이었다. 3D 효과를 통해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터널 속을 헤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터널에 혼자 남겨졌을 때의 공포를 관객이 체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갱도라는 공간은 일반인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인데, 어둡고 낯선 공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에 동화되게 하고 싶었다. 또한 풀 3D 촬영이었다. 입체값을 평균보다 많이 줘서 인물을 더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그래야 주인공이 놀랄 때나 비명을 지를 때 그 효과가 더 극적일 것 같았다.
-<터널 3D>는 중국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라고.
=그렇다. 중국 영화 시장이 3D영화에 대한 수요가 있다. 3D 공포영화가 중국에서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제작사에서 생각한 것 같다. 한편으론 중국영화에는 공포영화라 하더라도 유물론적 세계관 때문에 귀신이 등장하면 안 된다.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공포의 대상을 명확히 할 수 없어 힘든 점도 있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는데, 공포영화가 본인의 데뷔작이 됐다.
=선뜻 대답은 못했지만 생각해보니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언젠가 꼭 한번 찍고 싶었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