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5 <쎄시봉>
2014 <하이힐> <몬스터> <원 나잇 온리> <명량> <우리는 형제입니다>
2013 <소원>
“소매치기로 나온 <우리는 형제입니다>! 아니 <하이힐>!! 아니 <명량>!!!” 특별한 기억으로 새겨진 작품이 뭐냐고 묻자 조복래는 자신의 대답을 두번 수정한 끝에 <명량>을 외쳤다. “하늘엔 우주선처럼 큰 조명기”가 떠 있었고, “눈앞엔 연기 끝판왕 최민식 선배님”이 서 있었던 <명량>의 현장은 “독립단편영화 출연 경험조차 전무”했던 조복래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가르쳐주었다. 풀숏이든 클로즈업이든 매 테이크 온 힘을 다해 오열하는 감정 신 연기를 선보이며 신인배우의 ‘도리’를 다한 그는 <명량>에서 이순신에게 목이 베이는 탈영병 오상구를 연기했다. 서울예대 연극과 선배이자 현 소속사 필름있수다의 대표인 장진 감독의 <하이힐>에선 오정세의 오른팔로 출연해 ‘장진 사단’의 새 얼굴로 신고식을 치렀다. “서른다섯살쯤에나 영화를 하게 될 줄 알았다”는데, 서른살 현재 그의 필모그래피는 꽤 두툼하게 쌓여가고 있다.
<쎄시봉>에선 송창식이라는 이름 석자를 받아들었다. “노래 잘할 생각은 하지 마라. 나보다 노래를 잘할 순 없어.” 송창식이 송창식을 연기하는 조복래에게 해준 얘기다.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등 음악감상실 ‘쎄시봉’ 출신 포크가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쎄시봉>에서 조복래는 정우, 진구, 김인권, 강하늘과 함께 1970년대로 걸어들어간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낯선’ 이름이 조복래다. “김현석 감독님이 모험수를 던진 것 같다.” 말은 그래도 “내가 이걸 못하면 누가 할까 싶은 운명적 느낌”이 분명 있었다. 조복래는 고등학교(오달수, 김윤석의 모교인 부산 혜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때부터 기타를 배웠고, ‘토토가’의 정서보다 ‘쎄시봉’의 정서에 더 익숙할 만큼 7080음악을 좋아했고, 오디션곡이었던 성악곡도 낯설지 않았고, 7080밴드에 한명쯤 꼭 있었을 법한 외모까지 지녔다. 한복 입고 바가지머리 가발을 쓰고 오디션을 본 조복래는 그렇게 250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그런데 조복래는 지금의 기회가 너무 빨리 찾아온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빨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배부른 소리일 수 있지만 한 계단씩 천천히 밟아가고 싶다.” 극단 목화에 2년간 몸담고 있으면서 하루에 5천원씩 저녁밥값 벌어가며 연극할 때도 바득바득 이를 갈며 성공을 꿈꾸지 않았다. “돈도 없고 집도 없었지만 항상 만족하고 살았다.” 과속하지 않고 정주행하려는 조복래는 “낙천의 끝”을 보여주는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고 배우다.
조복래는 못생겼다?
-NG에 대처하는 자세.
=진심으로 사과한다. 급사과→정신 번쩍→급긴장.
-오디션장에서의 필살기.
=자유 대사나 장기는 따로 준비해가지 않는다.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고 몰입한다. 조•단역들은 만날 연기를 하는 게 아니잖나. 그래서 오디션이 뜨면 너무 신난다. 정말 신이 나서 오디션을 재밌게 준비해간다.
-나는 어떤 사람?
=조복래는 못생겼다? 평범하다? (한참을 끙끙대던 조복래는 결국 기자에게 빈칸을 채워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리하여 ‘조복래는 될 것 같다’로 합의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