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게임 원작의 아동물에 주력
2016-04-06
글 : 윤혜지
<요괴워치> OLM

몬스터볼을 던지는 시늉만 해도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외칠 수 있을 거다. “피카츄! 너로 정했다!” OLM(Oriental Light & Magic)의 킬러콘텐츠 <포켓몬스터>(1997)는 말 그대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역사를 갈아치웠다. 닌텐도의 동명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독보적 캐릭터 피카츄와 동행한 소년, 소녀들이 몬스터들을 모으거나 친구들을 사귀는 동안 겪는 긴 여행의 과정을 그린다. 다른 여러 지역을 여행한다는 내용의 후속 시리즈가 현재까지도 출시되고 있다.

1994년, 중소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출발한 OLM은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쉽게 접할 수 있고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단순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갖춘 시리즈 애니메이션에 강한 제작사다. 제작팀을 예닐곱팀으로 나누어 팀별로 개별 작품을 제작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포켓몬스터>로 재미를 보아서인지 <다마고치>(2009), <요괴워치>(2014) 등 점점 게임 원작의 아동 애니메이션에 주력하는 중이다.

자주 일하는 협력 업체로는 게임사 레벨 파이브가 있다. <요괴워치> 시리즈는 레벨 파이브의 닌텐도 3DS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골판지 전사> 시리즈와 <썬더 일레븐> 시리즈에 이은 레벨 파이브와의 세 번째 합작 작품이며 <포켓몬스터> 이후 OLM 최고의 흥행작이기도 하다. 요괴워치를 얻고 요괴를 볼 수 있게 된 소년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는 내용으로, 단순한 모험극 플롯을 따르고 있지만 일본의 일상적 문화와 유머가 많이 가미돼 일본의 전통적 비주얼과 무드를 한껏 품고 있다. 처음 국내에 수입될 때만 해도 왜색 논란이 우려됐으나 비교적 현지화가 잘된 편이고, 콘텐츠의 고유한 재미가 더 커 소동은 일단락됐다. 애니메이션 제작 일년 만에 만들어진 <극장판 요괴워치: 탄생의 비밀이다냥!>(2014)은 일본 개봉 당시 오프닝 성적 16억엔을 돌파해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덧붙이자면, 그전까지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이 벌어들인 14억엔이 최고 기록이었다.

일본에서 최근 종영했고, 지금 국내에도 방영 중인 <부탁해! 미라클 캣츠>(2015)는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소녀 송이가 고양이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다. 지금까지의 모험극 작품들과 비슷한 구성이지만 어린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소녀 시청자를 타깃으로 했다. 새 <포켓몬스터> 시리즈인 <포켓몬스터 XY&Z>도 국내 방영을 시작했다.

황금의 콤비플레이

애니메이션 감독 유야마 구니히코와 슈도 다케시야말로 이 시대의 참금손인이라 부를 만한 사람들이다. 유야마 구니히코는 대포켓몬시대를 열어젖힌 주인공이자 <요술공주 밍키>(1982)와 <웨딩피치>(1995)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감독은 유야마 구니히코였지만 <요술공주 밍키>의 모든 스토리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의 작가 슈도 다케시로부터 나왔다. <요술공주 밍키>는 슈도의 취향대로 마법소녀물 바탕에 온갖 장르가 혼재된 독특한 소녀만화로 남게 되었고, 이후 슈도는 유야마 구니히코와 함께 <포켓몬스터>의 기본 구성까지 전담했다. 엄밀히 말해 공식적인 제작사는 KSS지만 사실상 <웨딩피치>는 유야마 구니히코가 감독한 작품이다. OLM 초기의 주력작이기도 했다. 전투복으로 웨딩드레스를 선택한 파격적인 여성향 전대물이었고 이후 국내 방영 시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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