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내 것인데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통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를 지배하고 하루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기도 한다. ‘감정’ 이야기다. 우리는 슬픔, 분노, 서운함, 질투 등의 감정을 나쁜 감정이라 여기고 그것을 즐거움, 기쁨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다. 그런데 감정에 좋고, 나쁨은 없고 그저 ‘서툰 감정’만 있다면?
심리치료사로 일하며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온 일자 샌드는 다수가 자신의 감정의 정체를 몰라 당황한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나 화났어’라고 표현하는 단순한 감정 표현 안에는 분노, 실망, 슬픔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을 수도 있다.
인간의 감정을 도표화한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바로 ‘감정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라’는 것인데, 나의 감정이 곧 내가 아니며 내가 가지고 있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일자 샌드는 주지시킨다. 타인의 행동과 외부의 충격이 불러온 나의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 것. 그리고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지? 이 감정의 정체는 뭐지?’ 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분석할 것. 언제나 문제는 마음속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다스려지지 않는 감정 때문에 불행하다면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자. 과연 이 감정은 타당한 것인가. 물론 감정과 차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노력으로 가능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말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세상을 지나치게 순수하게 보는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큰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나면 큰 충격을 받거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