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부산에서 만난 영화인들⑨]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시즈노 고분 감독 - 영화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존중한다
2018-10-17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거대 육식 공룡 티라노와 꼬마 익룡 프논의 우정을 그린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가 부산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아톰>으로 유명한 데즈카 프로덕션이 제작을 맡고 한·중·일이 공동 제작 및 투자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감독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로 능력을 입증한 시즈노 고분 감독이다. “한국 관객이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는 그를 만났다.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책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가 원작이다.

=미야니시의 그림책은 언뜻 쉬워 보이지만, 한번 읽어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함이 있다. 대사로 많은 것을 설명하지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된다. 원작의 매력을 애니메이션에도 잘 반영하고 싶었다.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한·중·일 공동 제작의 대형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다.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나.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과 그 당시 내가 만들던 <명탐정 코난> 극장판 시리즈의 느낌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해서 연출을 제안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을 제안받을 당시 도호 영화사에서도 <고질라> 애니메이션 시리즈 연출을 제안받았다. 개인적으로는 같은 시기에 전혀 다른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두 작품을 의뢰받은 사실이 흥미로웠다.

-육식을 하지 않는 티라노와 수다스런 꼬마 익룡 프논 등 각 캐릭터의 개성이 잘 부각되었다.

=보통 일본에선 한명의 각본가가 시나리오를 쓰는데 이번엔 시나리오 개발팀을 꾸려 3명의 작가가 글을 썼다. 캐릭터의 매력, 버릇, 비주얼 특징까지 정리한 다음 시나리오 개발에 들어갔다. 작화감독은 <부도리의 꿈>(2012)으로 유명한 에구치 마리스케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부터 비주얼 보드를 그려가며 작화작업도 동시에 진행했다.

-영화 속 ‘천국’은 다른 종족을 배제하는 폐쇄적 공간으로 등장한다. 난민과 이방인을 향한 차별, 보수화되어 가는 일본 사회를 떠올리게 되는데.

=영화에 대한 다양한 감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누군가 영화를 보고 차별은 안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좋은 쪽으로 교훈을 얻는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할 생각은 없었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감독으로 성공적 커리어를 쌓았다.

=<명탐정 코난>은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시리즈이고, 과거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작업 스타일을 고수하며 만든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를 만드는 동안 어떻게 하면 그 방식을 현대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때의 경험이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에 많은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비주얼 보드를 많이 만든다든지 여러명의 작가와 작업한다든지. <명탐정 코난>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를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어지는 기사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