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부산에서 만난 영화인들⑬] <행복도시> 호위딩 감독, 배우 잭 카오·딩닝·리홍치 - 인생의 장르는 매일 바뀐다
2018-10-17
글 : 임수연
사진 : 김희언 (객원기자)
잭 카오, 딩닝, 호위딩, 리홍치(왼쪽부터).

<행복도시>는 다양한 배우의 매력을 관전하기에 최적의 형식을 갖춘 영화다. 근미래, 형사 장동링이 복수한 후 파멸한 모습을 먼저 보여준 다음 시간 역순으로 그 본원적 이유를 파고드는데, 세 파트로 구성된 영화에서 세 배우가 한명의 장동링을 연기한다. 호위딩 감독은 “영화 속 세계에 살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고, 배우 자신의 특징이 있으며, 내가 내는 숙제를 잘해올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자신의 기준을 설명했다. 3부에서 어린 시절 장동링을 버렸던 어머니를 연기한 딩닝은 “감독님이 틸다 스윈튼이 나오는 영화 등 봐야 할 작품을 정말 많이 적어주더라. (웃음) 이들의 분위기를 참고하되 모방하지 않고 행동과 전사를 연구해야 했다”고 말한다. 호위딩 감독에 따르면 “딩닝은 영화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3부의 장동링, 즉 자신의 아들 역의 배우를 찾는 오디션에도 함께했다”고. 2부의 젊은 장동링을 연기한 리홍치는 호위딩 감독이 대만 금마장시상식 심사위원을 맡을 당시 신인상을 받은 배우다. 20대인 그는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형사를 연기하기 위해 직업적 특성을 연구하고 캐릭터에 맞는 몸을 만드는 등 1여년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1부에서 장년 장동링은 허오샤오시엔 감독의 오랜 페르소나, 잭 카오가 연기했다. 그는 “젊은 시절을 모두 찍고 미래 부분만 남았을 때 투입됐다. 나의 숙제는 그냥 배우 연령대가 맞아야 한다는 것뿐(웃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워낙 잭 카오가 베테랑 배우기도 하고, 이미 편집까지 완료된 서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함께 작품의 톤을 의논하며 수월하게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35mm 필름으로 촬영한 <행복도시>는 영화의 시대가 바뀔 때마다 배우는 물론 장르색도 확연히 달라지는 과감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래서 연기 쇼케이스를 보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 호위딩 감독은 “원래 인생이 어떤 날은 코미디, 또 어떤 날은 비극이지 않나. 인생을 그리기에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제작비 부족으로 2년에 걸쳐 영화를 나눠 찍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행복도시>는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플랫폼 부문에서 수상의 쾌거를 안았다. 잭 카오는 중국 대륙에서 진행될 많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고, 리홍치는 올해 토론토에서 <행복도시>를 포함해 무려 3편의 영화가 초청된 라이징 스타다. 세 아이를 키우며 잠시 작품 활동은 쉬고 있지만 “좋은 대본이 있다면 언제든지 관객을 만나고 싶다”라는 딩닝까지. 이들 모두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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