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코믹콘 서울 2019'에서 만난 사람들③] <미생> <이끼> 윤태호 작가 - 더 잘 일하는 법
2019-08-14
글 : 장영엽 (편집장)
사진 : 백종헌

“이 자리에서 너무 많은 얘기를 한 것 같다. (웃음)” 8월 3일, 코믹콘 서울에서는 웹툰 <미생> <이끼> <내부자들>의 윤태호 작가가 관객을 만났다. 이날의 행사는 지난해 <미생> 시즌2 1부의 연재를 완료하고, 1년여간 2부 준비에 전념하던 윤태호 작가가 오랜만에 대중과 마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감을 불러모았다. 윤태호 작가는 최근 ‘출장’이 주제인 <미생> 시즌2 2부의 취재를 위해 요르단, 가나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대기업을 배경으로 했던 <미생>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중소기업의 시스템과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희로애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태호 작가는 시즌2를 작업하며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각 회사만의 문화와 시스템이 있어 중소기업의 문화를 대표하는 회사를 그리기가 쉽지 않았다”는 후기를 전했다. 올해 10월경 연재 예정인 <미생> 시즌2 2부에서 자세하게 다뤄질 중소기업 사원 장그래의 출장 또한 대기업과는 다르다. “취재해보니 대기업에는 사원들의 출장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더라.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사원 개개인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다 결정해야 한다. 특히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은 장그래와 함께 대기업에 입사했던 동료들과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장그래의 출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대기업 사원들의 출장 여정이 더 수월할순 있을지 몰라도 맡는 역할은 중소기업 사원들보다 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랬을 때 누가 더 성취감이 있을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얘기할 순 없겠지만, 장그래와 비슷한 나이대의 젊은 사원들이 출장 과정에서 갖는 감정의 고조를 <미생> 시즌2 2부에서 잘 표현해보고 싶다”고 윤태호 작가는 말했다.

이날의 토크에서는 웹툰 작가뿐 아니라 한국만화가협회장, 만화 전문 에이전시 누룩미디어의 대표로 활동하며 만화가들의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윤태호 작가의 경험담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플랫폼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계약서 해석을 잘못해 나쁜 계약서를 쓰게 됐다”는 윤태호 작가는 만화가로 데뷔하는 후배들에게 “계약서를 쓰기 전에 아니다 싶은 게 있다면 반드시 물어보고, 주변 사람들 또는 협회의 조력을 받으라”며 “작품 연재를 위해 찾아갔을 때, 계약서에 대해 충분하게 고심할 시간을 주지 않는 플랫폼과는 일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또 누룩미디어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7~8년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만화계에서 이직률이 높지 않은 업무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드라마 <미생>을 비롯해 영화 <이끼> <내부자들>의 원작자로도 이름을 알린 그는, 판권이 팔린 웹툰 <야후>와 <파인>의 영상화를 고대하고 있다며 영화 관계자들에게 기대감을 표했다. “<야후>는 드론형 경찰 헬기가 나오는 만화인데 이 장면이 어떻게 영상화될지 너무 궁금하다.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이 연출할 <파인>에서는 특별히 보고 싶은 장면이 있다. 바닷속 진흙이 싹 걷히며 침몰한 보물선이 보이는 장면인데, 이 대목을 영화로 구현하면 정말 멋있을 것 같다. 기사에 꼭 써주시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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