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마무리하며 ‘올해의 인물’을 호명할 때, 임영웅은 가장 가능성 높은 이름이다.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한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 문자 투표에서 무려 137만4748표을 얻어 진(眞)의 자리에 오른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 모델이었고, 팬클럽 영웅시대는 수재민 돕기를 위해 그의 이름으로 일주일 만에 8억 9668만원을 모금했다. 임영웅의 말처럼 “트로트는 한편의 영화”이며 “우리가 말하는 기승전결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 트로트 한곡 안에 들어가 있는 내러티브가 강한 장르”다. 무엇보다 듣는 이의 감정을 노래에 완벽히 공명시킨다는 점에서, 그는 모든 분야의 창작자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아티스트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분위기를 띄울 수 있어야 성공한다는 트로트에 대한 편견을 뒤엎고 임영웅은 트로트가 아닌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다.
그의 무대가 주는 감동은 단지 탄탄한 보컬 기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임영웅의 노래에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 “먼저 작곡가가 곡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가 그 의도를 파악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이 노래를 통해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면, 하나의 곡을 정성스럽게 부를 수 있다.” 얼마 전 임영웅은 공식 유튜브 구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유튜브 골드버튼’을 받게 됐다. 그는 뉴미디어 플랫폼과 트로트라는 기성 장르를 연결하는 가교로서도 단연 2020년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평범한 성격이라 노래 표현도 과하지 않다”는 그가 “노래를 부를 때 그 사람의 성격이 나온다”는 말을 믿고 “말하듯이 노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전달하는 선율은 2021년에 또 어떤 일을 해낼까. 넘치지 않기에 역설적으로 자신의 이름처럼 뛰어난 존재가 된 스타가 탄생했다.
내 인생의 영화
“<인터스텔라>. SF 장르, 특히 스페이스물을 좋아한다. 우주에 가고 싶고 끝이 없는 우주를 알고 싶다. 영화를 보면서 그 갈망이 조금 해소가 됐다. 블랙홀이나 웜홀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감독의 생각까지 담아낸 게 너무 흥미로웠다. 내가 10점 만점에 10점을 준 유일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