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원은 일찍부터 어른들로 가득한 세계에 발을 들였다. 어렵거나 따분할 법도 한데, 정동원에게서 그런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로서의 칭얼거림도 없고 철든 척 어른 흉내를 내지도 않는다. 그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은 얼굴로 자유분방하게 행동할 뿐이다. <미스터트롯: 더 무비>를 통해 영화 점령에 나선 정동원은 경상도 사투리가 은근히 밴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제 가수가 아니라 영화배우로서 인사를 드리게 됐는데, 사실 이름만 영화배우지 진정한 영화배우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며 14살다운 넉살도 부린다. 출중한 노래 실력에 색소폰 연주력까지 겸비한 음악 영재. 2018년 <전국노래자랑> 함양군편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며 남다른 떡잎을 자랑한 그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자신보다 경력과 나이가 배로 많은 형들과 겨뤄 최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무대에 오르면 오로지 노래로 주변을 사로잡았다. 경연 무대에선 <보릿고개> <사랑은 눈물의 씨앗> <여백>처럼 인생과 사랑을 통찰하는 진지한 노래를 주로 선보였다. “처음엔 진지하고 감성적인 노래를 부르는 게 멋있는 줄 알았다. 나중엔 좀 후회가 되더라. 영탁 삼촌의 <찐이야>처럼 신나는 곡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강심장을 지닌 막내지만, “막내라서 안 좋은 점은 뭐든 나이순으로 하기 때문에 맨 마지막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며 막내 역할의 어려움을 귀엽게 토로한다. 힘이 샘솟는 나이라 해도 방송 활동은 물론 학업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은 분신술이라도 연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 그럼에도 열심히 달려온 지난 1년은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키도 꽤 컸고 얼굴도 갸름해졌다. 신체적 성장은 물론이고 음악적으로도 한뼘 성장한 것 같다.” 정동원의 세계는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팽창 중이다.
내 인생의 영화
“<부산행>. <부산행>의 후속편인 <반도>도 극장에서 봤다. 둘 다 재밌었다. 좀비영화를 좋아해서 <#살아있다>도 봤는데, <부산행>이 더 좋았다. 최근엔 피규어 모으는 취미도 생겼다. 가장 좋아하는 캐 릭터는 아이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