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의 장난 어린 나이 공격도 ‘사슴눈’ 미소로 너그럽게 받아내는 맏형 장민호. 1997년 아이돌 그룹 유비스로 데뷔하고 2011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해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6위에 오르며 사랑받기까지, 무명 생활이 길었던 그에게선 노력의 흔적으로서의 정돈된 태도가 보인다. 실수하거나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점검하는 태도 같은 것. 뜨거운 환호에 쉽게 들뜨지 않으려는 태도도 그 연장선이다.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같은 고정 프로그램에선 노래뿐 아니라 예능 감각과 팬서비스까지 선보여야 하는데 그럴 때도 자신의 중심은 노래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노래 이외의 모든 장르가 익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노래하는 친구들이 예능을 했을 때의 매력을 사람들이 좋아해주었고,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드려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중심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노래가 흔들려선 안된다. 그래서 노래할 때만큼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특별히 노력한다.”
장민호는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내일은 미스터트롯>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더불어 조용히 묻힐 뻔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었다. 그에게 지난 1년은 “내 이야기를 여러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었던 최고의 순간”이자 “내가 살아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민호는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기를 희망한다. “‘20년간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는데도 꾸준히 노래한 사람이 있었대, 그러니 나도 포기하지 말아야겠어.’ 그렇게 내 이야기가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영탁을 비롯해 긴 시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준 동료들 모두에게도 고맙다.” 그는 무대에서도 틈만 나면 감사 인사를 전한다. 장민호의 대표곡 <남자는 말합니다>의 가사가 요즘은 사랑 노래의 한 대목이 아니라 가수 장민호가 팬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처럼 들린다.
내 인생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 학생 때 극장에서 단체 관람으로 본 영화다. 그때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직도 그 충격이 남아 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