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미스터트롯: 더 무비' 이찬원 - 한을 흥으로, 찬찬찬
2020-11-02
글 : 임수연
사진 : 백종헌

대부분 가수 활동 경력이 있는 동료들과 달리 이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남대학교 경제금융학부에 재학 중인 평범한 학생이었다. 톱6 중 젊은 팬이 가장 많은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동원이를 제외하면 제일 어리고(1996년생), 현역 활동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대학생의 원초적인 모습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겸손하면서 핵심을 찌르는 답이다. 연예계가 아닌 캠퍼스에서 다져진 그의 넉살과 사교성에는 묘한 친근감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트로트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13살 소년은 나이에 맞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친구들은 그가 매스컴을 타고 행사 다니는 모습을 신기해했다. 결국 트로트는 그를 초중고에서 3번이나 학생회장, 대학에서 부학생회장을 맡는 ‘인싸’로 만들어줬다. 그렇게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게 됐다는 이찬원은 트로트의 세계에서 큰 그림도 볼 줄 아는 명민한 청년이다.

“트로트는 한 사람의 인생 같다. 지난 100년 동안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고, 경제적으로 외환위기를 맞는 등 수난과 고난을 겪어온 민족에게 트로트라는 장르가 소멸되지 않고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트로트는 한을 흥으로 바꿔나가는 장르다.” 얼마 전 이찬원은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특별 해설위원으로 출연, 베테랑에 뒤지지 않는 진행 실력을 뽐냈다.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 출연했을 때는 처음 경험한 연기가 너무 어려웠지만 기회가 된다면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는 끼도 많고 꿈도 다채롭다. 개봉 첫날 극장에서 <미스터트롯: 더 무비>를 보겠다며, 다들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자신을 알아보진 못할 거라 생각하는 그에게 아직 대학생 특유의 풋풋함이 반짝인다. 일상의 이찬원이 품은 호기심이 가닿을 종착지들을 하나씩 기분 좋게 기다리게 된다.

내 인생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거짓말 안 하고 정주행해서 다 본 것만 세도 10번은 될 거다. 볼 때마다 많이 운다. 연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더 영화 같고 드라마틱하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인생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저렇게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있을까? 그분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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