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페셜] 씨네21이 선정한 2020년 과대·과소평가 영화와 올해의 영상 콘텐츠
2020-12-31
글 : 송경원
넘친 것과 부족한 것

과대평가된 한국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코로나19 한가운데에서도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대중상업영화의 모범이 될 수 있을까. “스타일도 연기도 팬덤도 구해내지 못한 앙상한 서사”(송효정)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 밖에 <남매의 여름밤>을 두고 “여러 거장의 이름들이 언급되는 것이 과연 칭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과소평가된 한국영화

<침입자>

<침입자>

개봉 당시 “어색하고 터무니없는 중후반”(박평식)이란 혹평을 받았지만 재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실 <침입자>의 진가는 스릴러를 넘어 오컬트로 장르를 고쳐 잡고 난, 반전 이후부터다. 과소평가에 대해선 대체로 의견이 나뉘었는데, <여름날> <사냥의 시간> <#살아있다> <반도>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등 놓치고 지나간 여러 영화들의 비범한 지점에 대한 애정 어린 목소리와 응원들이 쏟아졌다.

과대평가된 외국영화

<1917>

<1917>

“진실에 도달하는 광경보다 기교적 과시에 기울었다.”(송효정) <1917>에서 느끼는 아쉬움은 대체로 동일했다. 경탄할 만한 장면들이 많음에도 메시지나 이야기보다 기술적인 성취나 욕심이 앞선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비행기 폭파의 규모나 물리학 법칙을 제거하고 나면 굉장히 공허하다” (배동미)는 이유로 <테넷>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볼거리와 스펙터클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과소평가된 외국영화

<포드 V 페라리>

<포드 V 페라리>

거의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해도 좋을 만큼 다채로운 추천이 이어졌다. <나이브스 아웃>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 등 개봉작은 물론 <반쪽의 이야기>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 그만 끝낼까 해>처럼 OTT를 통해 선보인 영화들은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공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재발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포드 V 페라리>가 근소한 차이로 언급된 건 할리우드 스토리텔링의 교본이라 해도 좋을 만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영상 콘텐츠

<보건교사 안은영>

나를 아느냐 나는 안은영~

매체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다양한 형태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들이 ‘영상’이란 키워드를 공유하며 통합되는 시점이다. <씨네21>에서는 극장 개봉 영화 외에 주목할 만한 영상 콘텐츠에 대한 의견을 모아보았는데, 다양하고 흥미로운 견해가 쏟아졌다. 특히 넷플릭스, 왓챠 등 OTT의 오리지널 시리즈 중에 주목해야 할 작품들에 대한 추천이 많았다. 왓챠 익스클루시브 시리즈 <데브스>는 “기술 세계와 일상을 중첩시키는 신비로운 비주얼과 독창적인 사운드트랙은 올해 등장한 모든 영화, 드라마를 통틀어 단연 톱 리스트에 오를 만하다”(김소미)는 극찬을 받았다.

왓챠에서 공개한 <BBC>·<HBO> 미니시리즈 <이어즈&이어즈>는 “미래가 아닌 현대를 꿰뚫는 소름 끼치는 통찰”(송형국)을 선보였으며, <체르노빌>은 “보면서 통증을 느끼지 않기란 불가능”(김소희)한 드라마다. <퀸스 갬빗> <미세스 아메리카> <타이거 킹: 무법지대> 등 넷플릭스 화제작은 물론이고 <어둠 속으로> <주온: 저주의 집> <반교: 디텐션> 등 할리우드 이외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되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시리즈는 이경미 감독의 <보건교사 안은영>으로, “이들이 시네마틱 드라마가 될 것인지 드라마틱 시네마가 될 것인지는 살펴볼 일”(송효정)이란 지적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 밖에 “이미 모든 상찬을 받은 작품이라 더 할 말은 없다”(오진우)는 추천사와 함께 뽑은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나 “유튜브에선 이제 진짜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가짜도 진짜가 된다”(김철홍)는 예리한 평과 함께 꼽은 <가짜 사나이>, “가장 핫하고 중독적인 리듬감”(황진미)을 선보인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도 올해 화제를 모은 콘텐츠로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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