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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더 베어> 시즌3' '<스위트홈> 시즌3' '여인과 바다'
2024-07-26
글 : 김현승 (객원기자)
글 : 이유채

<더 베어> 시즌3

디즈니+ / 10부작 / 연출 크리스토퍼 스토러 / 출연 제러미 앨런 화이트, 에번 모스배크랙, 아요 에데비리 / 공개 7월1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 위한 노력, 처절하다

카르멘(제러미 앨런 화이트)은 오늘도 가족의 소중한 사연이 담긴 샌드위치 가게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합지졸 직원들이 어엿한 셰프로 성장하는 전 시즌과 달리 <더 베어> 시즌3는 고급 식당으로 새 단장을 마친 이들이 미슐랭 스타를 얻기 위한 절박한 과정을 그린다. 초를 다투는 치열한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카르멘은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겠다는 다소 무모한 결정을 내린다. 그의 독단적인 결정은 동료와 끝없는 마찰로 이어지고, 고함이 난무하는 주방은 보는 이의 정신마저 사납게 한다.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새로운 방식에 전장을 이끄는 마에스트로를 짓누르는 중압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처절했던 과거의 순간들과 다가올 미래의 환영이 엄습하며 카르멘은 질식하기 일보 직전이다. 그러나 공황 증세를 호소하는 그에게 잠시도 숨을 돌릴 틈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제 막 체계를 갖추기 시작한 ‘더 베어’ 앞에 사신과도 같은 음식 비평가들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스타 셰프를 앞세운 ‘쿡방’의 유행으로 파인 다이닝은 한국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은 문화다. 단정한 복장으로 섬세한 요리를 선보이는 화려한 외양 대신 <더 베어>는 무대 뒤에서 일에 치여 허덕이는 요리사의 일상에 주목한다. 수면 아래에서 발버둥을 멈출 수 없는 오리의 모습은 <아메리칸 셰프>보다 <더 메뉴>에 가깝다. 자기 학대로까지 느껴지는 카르멘의 열정은 <위플래쉬>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전 시즌만큼 탁월한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요리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파인 다이닝의 본질과 캐릭터마다 깊이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며 다음 시즌을 위한 꼼꼼한 밑 작업을 그린다. /김현승 객원기자

<스위트홈> 시즌3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이응복, 박소현 / 출연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이도현 / 공개 7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그리 오래가지 않는 재회의 반가움

뿔뿔이 흩어졌던 그린홈 입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수(송강)는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괴물과 내면의 싸움을 벌이고, 이경(이시영)은 상욱(이진욱)의 몸을 장악해 딸(김시아)을 노리는 남편 상원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고자 애쓴다. 오빠 은혁(이도현)과 다시 만나는 꿈을 이룬 은유(고민시)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지만 기억만 있고 감정은 없는 신인류가 돼버린 은혁은 우는 동생을 무덤덤하게 쳐다볼 뿐이다. 시리즈의 최종장인 <스위트홈> 시즌3는 뜨거운 해후의 장이다. 괴물화에서부터 신인류까지 신체적 변화를 겪고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버틴 끝에 다시 만난 주역들은 지금 눈앞에 서로가 있다는 것에서 희망을 본다. 괴물 현수와 신인류 은혁의 일대일 버스 결투와 은혁과 은유 남매의 불통의 재회가 전체 8회 중 클라이맥스를 책임진다. 전편에서 지적됐으나 여전히 성긴 만듦새와 투박한 CG가 의아함을 남기지만 전 시즌을 관통하는 인간성과 공존에 대한 주제 의식은 끝까지 가져간다. /이유채

<여인과 바다>

디즈니+ / 감독 요아킴 뢴닝 / 출연 데이지 리들리, 틸다 코범허비, 스티븐 그레이엄 / 공개 7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실화라는 파도 속에서 허우적댄다

1914년 뉴욕시 강 한가운데 증기선이 화염에 뒤덮이는 참사가 일어난다. 수영하는 여자를 상스럽게 여기는 사회는 여성 승객들을 배 안에 갇히게 해 수백명의 사상자로 이어졌다. 비극적인 사고에 남(성)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현명한 어머니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두딸을 수영팀에 입단시킨다. 어머니의 헌신에 막내딸 트루디(데이지 리들리)는 연습을 거듭한 끝에 세계 신기록까지 경신하며 승승장구한다. 마침 올림픽에 참가할 영광스러운 기회가 주어지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사회는 그녀의 꿈을 격추시킨다. 무관으로 귀국하며 꿈을 포기하려던 찰나 어린 소녀들에게 용기를 얻은 트루디는 다시 한번 원대한 도전을 결심한다. 그녀의 새로운 목표는 수많은 남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영국해협을 횡단하는 것이다. 스포츠계 여성의 입지를 완전히 뒤바꾸어놓은 트루디 에덜리의 뜨거운 실화를 담은 작품이다. 상황 설명에 의존하는 연출로 위대한 여성 영웅담을 납작하게 만든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현승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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