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부터 아파트로 계급을 나누고 명품 잡화와 화장품을 갖지 못하면 따돌림도 당할 수 있는 세대. 그렇다면 이들 사이에서 주식 열풍이 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주식과 코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결국 계급 문제와 분리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형인은 장세만 잘 읽으면 돈을 벌 수 있는 주식 세계에 일찍이 눈뜬 고등학생이다. 급기야 부모의 반대로 주식계좌를 만들 수 없는 학교 친구들의 의뢰까지 받아 대대적인 투자일임업을 시작한다. 형인을 연기한 이레 배우는 “어른들은 학생들이 마냥 해맑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2022년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또래 친구들의 SNS에 들어가보면 그들이 얼마나 일찍 성이나 미의 개념에 눈뜨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경제관념이다. 사회가 부여한 인식 때문에 경제관념에 눈을 뜨면서 누구보다 꿈과 돈에 대한 갈망이 크다. 다만 원하는 것을 이루는 방식을 모를 뿐이다.” 10대이기에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설명하는 이레에게 <Stock of high school>은 ‘찐 여고생 바이브’를 녹여낸 연기를 선보일 수 있던 현장이기도 했다. 젊은 에너지가 충만한 현장에서 결국 이레가 읽어낸 교훈은 “온전히 자립할 수 있기 전까지는 청춘을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반짝이는 눈을 가진 이 17살 소녀는 자신이 놓치지 말아야 할 시간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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