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2.0 시대 - 캐릭터, 아이콘, 컨셉 : 닮은 듯 다르게
2023-04-28
글 : 송경원
2.0 시대 - 2001~2015년

본격적인 게임 원작 영화 성공의 물꼬를 튼 건 2002년 <툼 레이더>였다. 안젤리나 졸리가 라라 크로프트 역에 캐스팅되어 호평을 이끌어낸 이 영화는 게임 속 아이콘이 어떻게 영화라는 매체에 안착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가 되었다. 특히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종전과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소설이 서사를 영상화하는 게 관건이었다면 영상 콘텐츠인 게임의 경우는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성공적인 이식의 핵심은 전체적인 인상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게임의 설정이나 컨셉만 가져오더라도 원작 게임의 전체적인 톤을 얼마나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초창기에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당연히 캐릭터였다. 하지만 90년대 게임 원작 영화 중 캐릭터를 똑같이 코스프레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실패하고, 장클로드 반담이라는 아이콘을 중심으로 게임을 재탄생시킨 <스트리트 파이터>가 의외의 호평을 얻은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핵심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아이콘을 어떻게 ‘영화화’할지에 달렸다. 대표적인 것이 오리지널 캐릭터 앨리스를 내세웠음에도 성공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였다.

이후로도 게임 원작 영화들은 나름의 성공과 패착을 반복한다. 게임의 IP만 가져와서 저예산 괴작을 만들어버린 우베 볼 감독은 게임 원작 영화의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컨셉만 일부 차용해와 형편없는 저예산 영화로 만든 사례가 늘어나며 게임 원작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쌓여갔다. 원작의 IP만 도용하거나 소재를 착취하는 사례도 없지 않으나 영화 스토리텔링에 어떻게 안착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이뤄진 시기다. 그 결과 흥행에서는 다소 아쉬웠으나 이제까지 게임 원작 영화 역대 최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와 같은 기획도 시도될 만큼 단단하게 저변을 다져나갔다. 영화에 대한 평가와 완성도는 무난한 편이었으나 원작 팬들의 기대치를 채울 만한 ‘무언가’가 더 필요해진 시기다.

winner

<툼레이더>(2001)/<툼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2003) 게임 원작 영화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첫걸음. 북미 수익 1억달러를 넘긴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로 이후로도 긴 기간 게임 원작 영화 흥행 1위를 유지했다.

<레지던트 이블>(2002) 시리즈 2016년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2016)까지 6편의 속편을 이어간 시리즈. 리부트작인 <레지던트 이블: 라쿤시티>(2022)도 개봉했다.

<사일런트 힐>(2006) 원작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호러 게임 영화화의 모범사례. 잔혹한 묘사로 영화 평단에서는 되레 외면받았지만 원작 팬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2010)

loser

<하우스 오브 더 데드>(2003), <어론 인 더 다크>(2005), <블러드레인>(2005) 이른바 저주받은 게임 원작 영화 우베 볼 시리즈. 정확히는 그가 손을 대는 순간 저주가 시작된다.

<DOA>(2006) 캐릭터를 상품으로만 소비했을 때 나타나는 1차원적인 접근의 폐해. 코스프레 같다는 악평은 물론 흥행에서도 실패했다.

<히트맨>(2007)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암살자라는 원작을 지나치게 무시한 채 무쌍 액션식으로 풀어냈다는 게 문제다.

<배틀쉽>(2012)

<니드 포 스피드>(2014)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