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거장들의 미학적 도전이 칸의 스크린을 장식하다, 제 76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2023-06-02
글 : 송경원
<메이 디셈버>

76회 칸영화제는 그 어느 해보다 거장들의 귀환이 도드라졌다. 칸과 함께해온 감독들에 대한 관성적인 우대가 아닐지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거장들의 스타일은 더욱 깊어지고 관심사는 더욱 넓어졌으며 나이가 무색하게 치열한 결과물들을 내놓았다. 미학적인 도전과 성취, 세상을 향한 근심과 선명한 메시지, 어느 방향이든 기억하고 기록할 만한 영화들이 칸의 스크린을 장식한 한해였다. 21편의 경쟁작 중 17편이 공개된 지금,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에서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 영화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폴른 리브스>(평점 3.2점)다. ‘채플린을 생각나게 하는 작은 보석’(<르몽드>) 같은 이 영화는 아키 카우리스마키다운 간결함과 낙관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축제의 관심도나 전세계 영화인과 언론의 참여 등을 살펴볼 때 76회 칸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해도 좋겠다. 하지만 이건 과거로 돌아갔다는 게 아니다. 칸영화제는 변화에 소극적이지 않다. 코로나가 진정되는 사이 극장과 미디어 환경은 변화했고 칸영화제 역시 OTT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접촉면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미디어의 관심을 갈구하는 영화제의 속성은 한층 야심차게(혹은 노골적으로) 표면화되어, 유명인들의 레드 카펫 참여가 두드러진 한해이기도 하다. 반대로 이러한 칸의 변화가 과거를 버린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고수하고 유지할 것은 유지하되 지속적인 자기 갱신에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칸에 다시 모인 거장들의 신작처럼 깊이를 더하되 동시대성을 잃지 않는, 축제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풍성한 상향 평준화 덕분에 축제가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아직 수상작의 향방은 섣불리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씨네21>에서는 76회 칸영화제를 중간 점검하며 예년과는 조금 다른 자리를 마련했다. 김혜리, 송경원, 김소미 기자가 올해의 경향과 흐름에 대한 긴 이야기를 나눴다. 경쟁부문에 국한하지 않고 칸영화제에서 만난 결정적 순간부터 기억할 만한 영화까지, 사소하고도 흥미로운 경험들을 풀어놓았다. 비록 이조차 칸영화제가 제공하는 방대한 지도의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적어도 칸으로 시작되는 2023년 영화의 흐름을 미리 살필 수 있는 짧은 가이드북으로 삼기엔 손색이 없을 것이다. 더불어 칸에서 만난 영화인과의 인터뷰도 전한다. 올해는 한국영화가 다양한 부문에 골고루 초청되었고 그중 <잠> <탈출: 사일런스 프로젝트> <화란>의 감독과 배우들을 먼저 소개한다. 경쟁부문 수상권의 유력한 후보작 <메이 디셈버>의 토트 헤인스 감독, 비경쟁부문에 소개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도 만났다. 칸에서 만난 영화인들의 인터뷰는 다음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 계속해서 제 76회 칸영화제 관련 기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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