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스타워즈> 6부작과 그 전후의 연대기 [6] - 잡학 백과사전
2002-06-28
글 : 김혜리
글 : 김현정 (객원기자)
<스타워즈>의 시작부터 박스오피스까지

<스타워즈>의 시작 “영화 사상 최악의 영화로군!”

조지 루카스는 인간이 달 표면을 걷는 역사적 사건을 목도한 이후로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스케치를 머릿속에서 그려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메리칸 그래피티>를 보고 청소년들이 보내온 “그 영화가 내 삶을 바꿨다”는 내용의 편지들도 그의 의욕을 부추겼다. <플래시 고든>의 팬이었던 루카스는 서부영화나 해적영화를 즐길 기회를 갖지 못했던 1970년대의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1950년대까지 범람한 스페이스 판타지를 모델로 취하고 무엇이 히트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통해 <스타워즈>를 탄생시켰다. 유니버설과 UA에 거절당한 <스타워즈>를 받아들인 <혹성탈출>의 제작사 폭스는 “쓸 일이 있을까 모르겠다”는 태도로 속편과 프리퀄의 권리를 얻어두었다가 횡재를 했다. 시사회 반응은 뒤섞여 있었다. 참석한 브라이언 드 팔마는 루카스에게 영화 사상 최악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 루카스는 “이제 기초 공사는 다 끝났다”며 멀고 험한 여정의 첫걸음을 뗀 것에 안도했다.

<스타워즈>의 산업적 영향포스의 빛과 그림자

1977년 첫 번째 <스타워즈>는 그해까지 5년간 계속된 할리우드의 불황을 단박에 날려버렸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와 더불어 영화 한편이 한 스튜디오 한해 농사를 좌지우지하는 블록버스터영화 시대의 개창을 알리며 현대 영화 문화의 물길을 틀어놓았다. 가장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진 내러티브 구성과 첨단 영화 테크놀로지의 결정체를 담은 <스타워즈>는 한편의 픽션을 넘어 문화적 현상, 마케팅 가능한 상품으로 영화의 정체성을 바꿔놓았고 대규모 차별화 배급, 멀티미디어 상품으로 확장, 단순화된 캐릭터로 특징되는 현대 블록버스터의 속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스타워즈> 흥행의 중요한 열쇠는 관객의 정서적 연령을 너무 높이 보지 않았다는 점이었고 제작 당시 <스타워즈>의 대성공을 예측한 사람도 이같은 지혜를 공유한 스티븐 스필버그뿐이었다.

그러나 관객을 최대화하는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저 쉽게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와 취향이 다른 관객이 각기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느슨한 듯 개방적인 텍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진리도 <스타워즈>는 깨우치고 있었다. 호러, 공상과학, 판타지, 액션 장르의 쾌락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스타워즈>는 장르의 접목이라는 점에서도 20세기 말 거대 예산 오락영화의 모델이 됐다. 기술면의 기여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미니어처 모델, 광학효과에서 <스타워즈>는 이후 모든 영화가 넘어야 할 산이 됐다. 하지만 막강한 스타워즈 포스의 어두운 면도 두고두고 지적받았다. 한편의 블록버스터에 전력투구하는 제작 문화를 미국 영화산업에 퍼뜨려 1960년대 말부터 움을 틔우기 시작한 개성적인 저예산 영화들의 밭을 황폐화시켰다는 비난이다.

<스타워즈> 박스오피스 포스는 미국에서 더 강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누구보다 미국인을 위한 영화다. 새로운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유독 미국에서만 축제에 가까운 환호가 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가 숫자로 증명하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스타워즈> 네 번째 에피소드이자 가장 먼저 제작된 1977년 작 <스타워즈>는 역대 미국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은 4위, <스타워즈3: 제다이의 귀환>은 11위, <스타워즈2: 제국의 역습>은 14위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 16위에 올라 있으니, 시리즈 전체가 20위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세계 흥행 결과를 포괄하는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로 눈을 돌려보면 약간 변화가 있다. 1위는 여전히 <타이타닉>이지만, 2위 자리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차지했다. 충분한 인지도와 산업적인 영향력을 등에 업고 개봉한 <에피소드1>은 3위로 껑충 뛰었고, <스타워즈>는 7위에 불과하다. <스타워즈2>까지, 20위 안에 세편이 올라 있을 뿐이다. 미국의 신화라 불리는 <스타워즈> 시리즈는 해외에선 사랑이나 마법 같은 보편적인 소재보다 매력이 덜한 것 같다.

그렇다고 <에피소드1>이 이전 시리즈보다 수익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스타워즈>의 제작비는 고작 1100만달러, 전세계 흥행수입은 7억9800만달러다. 반면 1억2천만달러로 제작된 <에피소드1>은 9억26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절대적인 수익은 <에피소드1>이 높다 해도 제작비와 수입의 비율은 비슷한 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수치는 <스타워즈> 캐릭터 상품과 만화책, 스토리북 등 머천다이징 수입이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정확히 산출할 수 없는 그 달러 뭉치는 <스타워즈> 시리즈 전편에 돌아가야 할 것이다.

<스타워즈> 따라잡기, 요것만 외웠다 써먹어라

<스타워즈> 시리즈의 방대한 정보, 그리고 가십과 마주할 여유와 의지는 없지만, 남들이 이야기할 때 어느 정도 보조는 맞추고 싶다면, 요것만 읽고 외워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의 개봉 즈음에 내놓은, ‘<스타워즈> 토크 포인트’를 전격 공개한다.

제다이는 마스터기사와 파다완(수련생)으로 급이 나뉜다. 그중 콰이곤 진은 <콰이강의 다리>를 연상시키는 등 어감이 좋지 않으므로, 제다이를 언급하고 싶을 땐 가능하면 오비완 케노비를 이야기하라. 제다이라는 이름은 ‘시대극’의 일본식 발음 ‘지다이 게끼’에서 유래했다(그러고보니 제다이는 사무라이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조지 루카스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열렬한 숭배자다).

오마주: 소년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출전하는 타투인의 포드레이스 장면에서 <벤허>의 전차 경주장면을 떠올리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 포드레이스 장면의 분위기와 비주얼 컨셉을 잡는 초기 단계의 스토리보드는 <벤허>의 경주장면을 모델로 그려졌다.

카메오: <스타워즈> 시리즈의 프로듀서인 릭 매컬럼은 아미달라가 팰퍼타인을 만나는 장면의 배경 인물로, 감독 겸 배우인 소피아 코폴라는 아미달라의 시녀 중 사셰로, 감독 겸 프로듀서인 로만 코폴라는 아미달라의 경호원으로 출연했다. 코폴라 남매는 세트장에 놀러왔다가 즉석 캐스팅됐다고.

루머: 제작진의 비밀주의 전략 때문에 유난히 황당한 루머가 많은 영화. 그중에는 내털리 포트먼이 촬영 중에 발목이 부러져서, CG로 다리를 덧그려야 한다는 소문부터, 라이언 필립이 다스 베이더로 캐스팅됐다는 소문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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