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바카 Chewbacca
한 솔로의 오른팔격인, 강하고 성실한 우키족 친구. 떡 벌어진 덩치와 온몸을 뒤덮은 갈색 털 때문에 경계심을 자아내지만, 평소에는 매우 점잖고 과묵한 품성으로 친구들- 특히 한 솔로- 의 안전이 위협당할 때만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의리파다. 솔로에게 있어 츄바카는 사업상 파트너이며, 부조종사이며, ‘찰떡같이 말해도 콩떡같이 알아듣는’ 최고의 파트너. 우주선 수리와 정비에 탁월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 밀레니엄 팰콘을 ‘우주에서 가장 빠른’ 비행정으로 만든 당사자다. 제국군 대위이던 한 솔로가 츄바카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군대에서 파면되자,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생명의 은인에게는 그 생명 바친다’라는 우키족 계율과 그 자신의 뜨거운 가슴을 따라 가족과 고향별마저 등졌다고 전해진다.
자바 더 헛 Jabba the Hutt
다리도 없이 통짜로 된 몸, 한없이 편편한 얼굴과 끈적한 피부. 거대한 민달팽이로밖에 안 보이는 자바 더 헛은 ‘악의 축’까지는 못되어도 ‘범죄의 축’쯤은 되는 인물이다. 깡패 두목이자 지하산업의 거부인 그는 짧고 굵은 손가락으로 수지타산을 맞추느라 바쁘다. 강도, 사기, 무기밀매, 노예거래, 향신료 밀수 등등이 그가 관여하는 분야들. 한국 조폭들이 룸살롱을 무대로 활동하듯, 자바의 본거지에도 춤과 노래가 끊이지 않는다. 노예소녀들을 데려다 하렘을 꾸미고 즐기는 것. 그의 화물을 운송하던 한 솔로가 제국군에 밀수품을 죄다 압수당한 악연으로 현상금사냥꾼들을 동원해 솔로의 목을 죄오며 마침내 냉동시켜버리는 쾌감을 맛보지만, 결국 반란군의 역습으로 그 물컹한 몸은 불타버리고 만다.
장고 펫과 보바 펫 Jango Fett, Boba Fett
<스타워즈 에피소드3: 제국의 역습>부터 등장하는 보바 펫은 은하계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이다. 그는 제국과 지하세계의 범죄자들로부터 모두 의뢰를 받으며, 몇번이나 놓친 한 솔로를 앙숙으로 알고 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는 뜻밖에도 이 과묵한 헌터와 제다이 사이의 악연을 알려준다. 그의 아버지 장고 펫은 그와 똑같이 로켓 팩과 헬멧을 착용하고 블라스터 총을 애용했던 사냥꾼. 장고는 클론 군대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를 요구하는 정체 불명의 인물에게 돈과 함께 조건 하나를 내걸었다. 그와 똑같은, 성장 촉진 과정을 거치지 않은 클론을 달라는 것. 그것이 그가 아들로 삼은 보바다. 장고가 제다이 윈두에게 목이 잘려 죽으면서 보바는 고아가 됐지만, 아버지의 우주선 슬레이브 1을 슬레이브 4까지 업그레이드하면서 끈질기게 살았다는, 후일담이 있다.
팰퍼타인 황제 Palpatine
팰퍼타인은 베일에 싸여 있다. 누구도 그의 나이와 고향, 힘의 근원을 알지 못한다. 어둠의 행성 ‘시스’의 옛 비밀을 획득한 팰퍼타인. 그는 부패와 나태에 지친 공화국 의원들을 추동해 제국을 수립했고, 아나킨을 제자 다스베이더로 만들어 유일한 위협인 제다이 기사들을 살해했다. <스타워즈> 공식 사이트가 밝히는 그의 장수 비결은 이런 것이다. 육체가 스스로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가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영혼이 깃들 수 있는 젊고 파워있는 복제인간 여럿을 은하계 어느 곳엔가 감추어뒀다. 그런 방법으로 영생을 보장받은 팰퍼타인은 포스의 후계자 루크 스카이워커마저 끌어들이려 하지만, 부성애를 자각한 다스 베이더에 의해 두 번째 ‘데쓰 스타’와 함께 폭발하고 만다. <스타워즈 에피소드2>에 등장하는 시스의 제왕 ‘다쓰 시디어스’는 팰퍼타인과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유력한 추측. 원래는 여자가 연기했는데, <스타워즈 에피소드1>부터 남자가 연기하는 신기한 변화를 겪었다.
다스 몰 Darth Maul
다스 몰, 그가 얼마나 과격하고 단순한 인물인가는 선대 시스 기사들이 부분 문신으로 표현하는 데에 만족했던 증오와 악에 대한 헌신을, 적과 흑의 전신 보디페인팅으로 표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오랜 침묵의 세월을 접고 빛의 세계에 역습을 시작한 다스 시디어스의 오른팔 다스 몰은 아주 어렸을 때 다스 시디어스에게 발견돼 오직 살인과 음모의 병기로 기능하도록 가혹한 트레이닝을 받았고 실무 투입 직전에는 사막과 늪의 행성에서 암살 드로이드의 공격을 이기는 지옥 훈련을 통과했다고 전해진다. 무역연합의 추적을 벗어난 콰이곤 진과 오비완 케노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처음 세상에 노출된 다스 몰은 두명의 제다이를 상대하는 붉은 양날 광선검을 사용한다. 다스 몰의 자가용 시스 스피더는 뜻밖에 무기를 장착하고 있지 않은데, 타고 있는 인물이 바로 흉기이니 그럴 만도 하다. 오비완 케노비의 검에 두 동강이 나는 PG 등급에 넘치는 스펙터클로 침침한 생을 마감했다. 사제간의 따스한 정이라곤 약에 쓰려도 없는 그의 스승은, 얼마 가지 않아 은하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새 제자를 맞이한다.
카운트 두쿠 Count Dooku
6척이 넘는 장대한 기골, 품위있는 테너의 음성, 유약한 상대라면 포스의 도움 없이도 능히 제압할 눈빛을 지닌 카운트 두쿠는 냉철하고 타협을 모르는 이상주의자다. 광선검술의 대가이기도 한 그는 나부 전쟁 직후 부패한 공화국에 봉사하기를 거부했고 원탁회의가 시민을 보호할 책임을 내세워 그의 의사를 부결시키자 과감히 제다이의 소명을 버려 세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역사상 자발적으로 기사단을 떠난 제다이는 약 스무명. 포스의 어두운 면을 빌려 자신의 정치적 비전대로 은하계 질서를 재편하기로 결심한 카운트 두쿠는, <에피소드1>에서 다스 몰을 잃고 새로운 제자를 찾던 다스 시디어스의 환대 속에 다스 티라누스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우아한 카리스마와 이윤을 보장해준다는 유혹으로 200개 가까운 태양계와 상업 세력을 순식간에 설득해 별개의 공화국을 수립하는 움직임에 시동을 건다. 카운트 두쿠는 사병을 양성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가이기도 하다. 제다이단의 규율을 절대시하지 않고 원탁회의에서 자주 돌출 발언을 했던 카운트 두쿠의 굽힘없는 성격은 제자 콰이곤 진, 오비완 케노비로 이어진다. 카운트 두쿠는 빛과 어둠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얇은지 보여주는 인물이다.
자자 빙크스 Jar Jar Binks
악어와 용을 닮은 긴 얼굴, 개구리처럼 돌출된 눈과 긴 혀, 조류의 날개인 양 크고 긴 귀를 가진 겅간족 청년 자자 빙크스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협>에서 처음 등장한다. 추방자에서 군대 지휘자로, 나부 행성의 의원으로, 단숨에 아찔한 신분상승을 겪은 캐릭터. 자자 빙크스는 나부 행성의 물 속 도시 겅간에서 쫓겨나 습지에 숨어살다가, 무역연합 침공 당시 아미달라 여왕을 도우러온 제다이 기사들을 만나면서, 인생이 핀다. 콰이곤 진 덕에 목숨을 구한 그는 은혜를 갚겠다며 따라다니다, 위기에 처한 아미달라가 겅간족과 동맹을 맺도록 다리를 놓아 신임을 얻는다. 여왕 자리에서 물러나 상원의원이 된 아미달라를 도와, 의원직을 대리 수행하기도 한다. 영화 밖에서 자자 빙크스는 여장 흑인 남자거나 게이라는 소문을 뿌렸다. 콰이곤 진과 오비완 케노비를 따라다니며, 여성스런 행동을 보이는데다, 게이 패션인 가죽 조끼를 입고, 보라돌이의 가방을 든다는 것이 그 근거들. 어정쩡한 움직임과 어눌한 말투와 새된 목소리의 괴이한 조합, 옛 소설과 영화의 흑인 캐릭터 스테레오 타입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등의 이유로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적 캐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