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마이클 무어와 <화씨 9/11> [4]
2004-07-06
글 : 김도훈

“나야말로 진짜 미국의 정의를 아는 애국자다. 나는 미국인이며 부시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절대다수 중 한 사람이다. 단지 추악한 미국인들만이 진실을 감추려고 할 것이다. 아이들이 석유와 부시 일가의 부를 위해 살해당했다. 미국은 수많은 폭력행위를 교사해왔다. 내 일은 진정한 미국인이 되는 것이고 잘못된 것들을 되돌려놓는 것이다. 또 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부시에게서 대통령직을 찾아오는 것이다.”

피터 바트 l 이번 칸은 지난해에 비해 유독 할리우드적이다. 이미 시사를 가진 <슈렉2>와 지난해의 <엘리펀트>를 비교해본다면 말이다. 할리우드영화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마이클 무어 l 나는 할리우드영화들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영화를 위해서든 그들만의 자리는 있다. 여러 가지 혼재된 영화들이 존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좋은’ 할리우드영화는 모두가 좋아한다.

피터 바트 l <반 헬싱>으로 여름 블록버스터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첫주 개봉성적이 영 시원찮다.

마이클 무어 l 사실 대부분의 영화들이 형편없지 않나. 할리우드라는 기계 속에 대체 뭐가 든 것인지. 아마도 할리우드가 상상력의 피를 쪽쪽 빨아먹나보다. 요즘의 할리우드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대체 <피위의 대모험>(팀 버튼의 초기작- 편집자) 같은 영화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나. 예전의 할리우드영화들은 즐겁고, 명석하고, 뭔가 평범함을 넘어서는 매력이 있었다. 대체 누가 그 모든 대단한 상상력들을 멈추게 만들었는지. 막스 폰 시도와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며 <코드네임 콘돌> 같은 위대한 스릴러들에 대한 추억에 잠긴 적이 있다. 요즘은 영리한 스릴러 보기가 얼마나 힘든지.

피터 바트 l 다큐멘터리 작업을 계속하고 싶은가.

마이클 무어 l 나는 픽션과 논픽션영화 모두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있다. 일단 나는 미국의 공공 의료제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그리고 석유회사들에 대한 영화도 만들 생각이다. 아, TV쇼도 하나 다시 시작할 생각이 있다(그의 〈TV 네이션>이라는 쇼는 1994년부터 1995년까지 1회 60분 분량으로 〈NBC>에서 방영되었다- 편집자)

피터 바트 l 유럽에 눌러앉고 싶은 생각은 없나. 보다시피 프랑스인들은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는데. (웃음)

마이클 무어 l 아니. (단호하게) 미국에도 나를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 확신한다. (웃음) 나는 미국인이며 미국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인을 더 나은 세계시민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오, 프랑스인들. 프랑스는 정말로 좋은 미국의 안티체제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친구는 친구가 하는 추악한 일들에 대해 직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프랑스가 미국의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한다. (박수)

피터 바트 l 오스카 시상식에서의 연설 때 그 많은 야유들이란.

마이클 무어 l 당시 내 머릿속에는 천사와 악마가 싸우고 있었다. 천사가 “마이클, 그냥 키스를 보내고 걸어나와버렷. 당신 에이전트, 변호사, 헤어드레서에게 감사하다고 말해”라고 하면, 악마가 천사에게 “닥쳐!”라더라. 그래서 그냥 그 연설을 해버렸다. (웃음)

피터 바트 l 요즘의 미국 언론이 당신을 열심히 공격하는데.

마이클 무어 l 아, 난 신문 읽는 것을 거의 포기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진짜 마이클 무어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만들어낸 ‘마이클 무어’라는 가상의 인간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

피터 바트 l 영화의 상영과 배급이 보장되어 있다고 확신하나.

마이클 무어 l 만약 상영이 안 된다면 인터넷으로라도 대선 전에는 모두가 볼 수 있게 하겠다. 신에게 감사드린다. 디지털이라는 것을 안겨주었으니 말이다. (웃음) 나는 그저 금요일 저녁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아주 오락적인 영화, 팝콘을 먹으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인 동시에 극장문을 나서면 사람들과 열렬히 토론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했다.

피터 바트 l 내일 칸에서의 첫 시사회를 가질 예정 아닌가.

마이클 무어 l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 되지 않을지 두려운 기분이 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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